[프로야구] 채태인 3연타석 홈런, 삼성 12연승 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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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 시즌 처음으로 3연타석 홈런을 친 채태인.

삼성 왼손 거포 채태인(28)이 올 시즌 처음으로 3연타석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채태인은 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2회와 4, 6회 연속으로 1점 홈런을 쳤다. 시즌 1호이자 통산 29번째 3연타석 홈런이다. 역대 최다 기록 타이인 4연타석 홈런에 도전했으나 고의4구로 아쉽게 무산됐다.

채태인은 최근 ‘제대병’ 조영훈에게 주전 1루수 자리를 뺏긴 뒤 이날 지명타자로 3경기만에 선발 출전했다. 지난해 17홈런·72타점을 올리며 박석민·최형우와 함께 ‘신세대 거포 3인방’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6월 중순 허리를 살짝 다치는 바람에 조영훈에게 기회를 줬다.

채태인이 엔트리에서 빠진 13일 동안 조영훈이 홈런 2방을 치며 타율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자 선동렬 삼성 감독은 지난달 25일 채태인이 복귀한 뒤에도 1루수로는 대부분 조영훈을 중용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채태인은 참 쓰기 애매한 선수”라며 특출난 장점이 없는 채태인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말을 들었는지 채태인은 첫 타석부터 자신의 일발장타력으로 무력시위를 했다. 0-0이던 2회 초 1사 후 SK 선발 송은범의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힘껏 밀어쳐 왼쪽 담장을 크게 넘겼다. 강한 손목 힘에 의해 타구가 총알처럼 날아가 관중석 중간에 떨어졌다. 시즌 10호 홈런.

이는 몸풀기에 불과했다. 3-4로 역전당한 4회 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역시 131㎞짜리 슬라이더를 정확히 두들겨 120m나 날려 보냈다. 발동이 제대로 걸린 채태인은 연타석 홈런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6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문학구장 밤하늘을 갈랐다. 다시 4-5로 리드당한 상황에서 왼손 셋업맨 정우람을 상대로 동점 홈런을 뽑았다. 바깥쪽 꽉 찬 슬라이더가 방망이 끝에 걸려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채태인의 홈런 3방으로 승부가 팽팽해지자 11연승을 이어온 삼성 타선이 힘을 냈다. 7회 조동찬과 신명철·박석민의 안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2사 2, 3루 찬스에서 채태인이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SK 구원투수 이승호는 연거푸 볼 3개를 던지더니 결국 정면승부를 피했다. 채태인은 9회 무사 1, 3루 찬스에서 한 차례 더 타석에 들어갔으나 SK 배터리는 또 볼넷으로 피해갔다.

5타석 3타수·3안타·3홈런·2볼넷의 완벽한 활약을 펼친 채태인 덕에 삼성은 9-6로 재역전승을 거두고 12연승을 이어갔다.

넥센은 창원 마산구장 원정 경기에서 롯데를 3-2로 누르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0-1로 뒤진 4회 초 2사에서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를 보이며 볼넷 2개와 몸맞는공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팀 내 최다 타점을 기록 중인 7번 유한준은 볼카운트 1-1에서 좌익수 옆을 빠지는 2타점 2루타로 승기를 굳혔다. 롯데는 6회 말 전날 끝내기 홈런을 친 전준우의 솔로 홈런 등으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화는 대전 홈 경기에서 0-5 열세를 딛고 10-7 역전승을 일궈냈다.

인천=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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