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이 그리운 슬픈 동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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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의 시인 김재진이 어른을 위한 동화를 냈다.

『엄마 냄새』에는 신체적 장애 때문에 입양됐다 버려진 아이에게 정을 쏟는 우편집배원 아저씨, 각자 미국의 입양 가정으로 헤어져야 했던 남매, 어른스레 엄마에게 편지를 남기고 불치병으로 죽은 아들 이야기 등 눈물겨운 동화들이 등장한다.

"엄만 봄같아""아니지, 넉넉하고 풍성하니까 가을이 맞아"란 대화로 시작하는 책 속의 단편 '엄마 냄새'에는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입양을 포기해 버리는 이기적인 어른들, 엄마라는 존재에 매달리는 아이, 입양아 출신이어서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대물림해주고 싶어 하는 우편집배원같은 인물들이 어우러져 각박하지만 희망이 싹트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감동적인 실화로 여겨지듯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다른 단편들에서도 묻어난다.

"책을 읽는 내내 감동으로 가슴이 먹먹했다"(시인 천양희), "내 어린 시절의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찾은 기분"(드라마 작가 김운경)이란 찬사가 아니더라도 파스텔톤의 삽화와 함께 동심을 느껴보기에 충분한 내용들이다.

전작들이 사랑·그리움이 주요 소재였다면 그보다 자애로운 어머니의 사랑을 다루고 있어 독자층은 더 넓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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