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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강원도지사 : 道경제 살리기 장밋빛 일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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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번 강원도지사 선거에는 과거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인프라 공약 대신 겨울올림픽 유치와 카지노 운영 등 새로운 메뉴가 선보였다. 춘천·강릉·원주·속초 등 지역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정서를 반영하듯 김진선·남동우 후보의 공약은 매우 조심스럽다.

◇지역경제 활성화=金후보는 강원도의 청정환경 자산을 활용해 특화 산업단지를 열곳에 조성,6백여개의 중소기업을 유치함으로써 2만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두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구체화하고 있는 춘천의 멀티미디어단지, 원주의 생명공학단지, 강릉의 신소재단지를 연계하는 '3각 테크노밸리' 계획도 마련했다. 그러나 강원도 내 국가 산업단지나 지방산업단지·농공단지 등은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선 오히려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산업입지 정책에 문제가 많다. 이에 대한 극복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선 공약이 구호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南후보는 원주를 인구 50만명의 도시로 육성하고 원주~횡성~홍천~춘천을 연계해 첨단산업·디자인·레포츠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등 '1백만명의 메가폴리스'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성사될 경우 중부내륙 최초의 광역시가 탄생하고 춘천권 첨단산업과 원주권 신산업간의 연계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원주권에 개발이 집중될 경우 도내 지역간 균형 발전에 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2000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강원도 전체 인구가 1백48만여명,원주는 26만8천명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구 1백만명의 메가폴리스를 조성하려면 특단의 인구 유입 대책도 필요하다.

또 金후보는 농어촌 소득을 늘리기 위해 도가 설립·운영하는 '강원진품센터'처럼 관광과 농업을 연계하고 청정농산물의 브랜드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南후보는 관광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강원도를 3개 권역으로 나눠 관광특구로 지정, 제주 국제자유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으나 너무 거창해 실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겨울올림픽 유치=金후보는 겨울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범국가적인 유치위원회 발족, 겨울올림픽 시설기반 구축, 겨울스포츠교실 운영을 내걸었다. 겨울올림픽 유치는 강원도의 발전뿐 아니라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획기적인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도민의식 결집과 사회 간접자본 확충에 따른 경제적 기반 확보라는 긍정적 요소도 있다. 때문에 강원도민은 모두 겨울올림픽 유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여름올림픽을 유치할 때와 같은 범 국가적 지원이 안되는 게 문제다. 金후보는 자원조달 가능성 및 개최에 따른 경제적 타당성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유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도민의 우려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

◇폐광지역 활성화=南후보는 "카지노에서 세수 1천억원을 걷겠다"고 약속했다. 도 의회도 결의문까지 내놓았다. 이와 함께 강원도와 폐광지역 도민의 절실한 현안인 '폐광지역 특별법 시한 연장'과 '내국인 카지노 추가 허용 저지'도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앙정부를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방안이 없다. 도민들은 중앙정부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는 강원도의 입김이 지금까지는 "별로였다"고 본다. 또 지역경제의 회생을 카지노라는 도박산업에만 의지하는 데 따른 거부감도 생길 수 있다. 카지노와 다른 산업구조의 연관 관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공약 검증단>

▶중앙일보=음성직(교통)·김정수(경제)·신혜경(도시)·박태균(복지)·강찬수(환경)전문기자, 이찬호·양성철 기자(전국부)

▶경실련=안동규(한림대 재무재정학과)·김한택(강원대 법학과)·윤경호(강릉대 지역경제학과)교수, 이정임 강릉경실련 사무국장, 한동환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허인옥 제주대 명예교수, 이남호 제주대 화학공학과 교수, 한일(공인회계사), 김명범 제주경실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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