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도시 대항 바둑' 결승 서울-대전 막판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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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5명의 대표선수가 겨루는 KAT시스템배 월드컵 개최도시 대항전 결승전에서 황금멤버로 구성된 서울팀이 대전팀을 2대1로 누르고 앞서갔다.

막강 광주팀을 3대1로 격파하고 결승에 오른 서울팀은 결승전에서도 여세를 몰아 대전을 밀어붙이는데 성공한 것. 서울팀은 나머지 두판 중 한판만 이기면 대망의 우승컵을 차지하게 된다.

4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개막된 결승전은 지역의 명예를 건 자존심 대결로 불꽃이 튀었다. 첫판에서 서울의 선봉장 조한승5단은 대전의 강타자 안영길4단을 맞아 치열한 접전 끝에 불계승을 거뒀다.

두번째 판에선 이번 대회에서 전승을 거둔 '대전의 희망' 김성룡7단이 천원 타이틀 보유자인 서울의 박영훈3단을 불계로 꺾으며 반격해 스코어는 1승1패. 그러나 이어 벌어진 여성기사의 대결에서 세계선수권자인 서울의 윤영선2단이 대전의 미녀기사 현미진2단을 8집반 차로 꺾어 우승을 향한 고지를 선점했다. 윤2단은 이 대회에서 4전4승을 거두며 서울팀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월드컵 개최도시 대항전은 월드컵이 개최되는 10개 도시에서 지역 출신 기사 5명씩을 대표로 내세워 한달 전부터 대결해온 이색 이벤트. 이중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는 5명의 선수 모두가 화려한 서울팀이었고 그에 맞설 강팀은 조훈현9단과 이세돌3단이 버티는 광주팀이었다. 멤버 전체가 고른 대전팀과 최명훈8단·김승준7단·최철한4단 등이 버티고 있는 수원팀, 그리고 이창호9단의 전주팀은 복병이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전주팀이 외인부대로 구성된 서귀포팀에 초반 탈락하는 이변을 제외하고는 거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광주와 수원은 박빙의 대결을 펼친 결과 광주가 3대2로 이겼고 사실상의 결승전이라 불린 서울과 광주의 준결승전은 지난주의 주장전에서 유창혁9단이 조훈현9단에게 막판 역전승을 거두며 서울이 3대1로 이겼다.

이번 대회 우승컵의 향방은 11일 벌어질 유창혁9단(서울)과 서봉수9단(대전)의 주장 대결에서 가려지게 된다. 드러난 전력으로는 유9단이 서9단에게 29승22패로 우세하지만 단판승부는 알 수 없다.

또 서9단이 이겨 2대2가 될 경우 대전의 최종주자 안조영7단이 서울의 박정상3단을 약간 앞서는 형세. 서울은 우승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대전도 전력을 감춘 채 호시탐탐 역전승을 노리고 있는 국면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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