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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57% “단체장 바뀐 지자체, 정책 뒤집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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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방 권력이 교체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던 기존 정책들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 기업들이 크게 불안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에 바라는 기업의견’ 조사 결과 기업들 절반 이상(57%)은 새로 출범한 지방자치단체가 기존 정책을 바꿀 것으로 예상했다. 정책 변화가 없을 것이란 예상은 43%였다.

기업들의 이러한 인식은 4대 강 살리기 사업, 롯데그룹의 인천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이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과 함께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사업은 송영길 신임 인천 시장이 환경 파괴를 이유로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사업 계속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재정부담을 이유로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김두관 경남도지사는 4대 강 살리기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외 경기도 안산시 돔구장 건설, 용인시 영어마을 조성 사업 등도 재검토 대상이다.

정책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듯 기업들은 가장 바람직한 자치단체장 유형에 대해서는 ‘소통을 중시하는 상담가형’(3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살림꾼형’(29%), ‘추진력 있는 영업맨형’(21%)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인들은 지난 4년간 지역경제와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책당국으로 지방정부(43%)를 꼽았다. 중앙정부(27%)란 응답의 두 배에 가깝고, 국회(13%)·지방의회(10%)의 세 배 이상이다.

기업들은 새 지방정부가 대화와 협력으로 각종 정책을 처리해 주기를 기대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갈등이 생길 경우 대부분(74%)이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지방정부 의견 관철’은 소수(6%)에 불과했다. ‘중앙정부 의견 존중’은 20%였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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