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측면돌파 지켜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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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드디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6강 진출의 비원을 간직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폴란드를 상대로 4일 오후 8시30분 D조 리그 첫 경기를 벌인다.

폴란드를 이기면 2라운드 진출의 꿈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은 한국 축구의 중흥을 축복하는 약속의 땅이 돼 줄까.

유럽팀과의 세차례 평가전에서 눈부시게 선전, 사기충천한 대표팀은 2일 오전 경주 시민운동장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선수들에게서 초조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차분한 가운데 언뜻언뜻 비치는 긴장감마저 숨기지는 못했다.

◇다양한 공격 전술 점검=대표팀은 폴란드전에서 활용할 다양한 공격 전술을 점검했다.

이을용·설기현이 한두차례 패스를 주고받다 왼쪽을 파고들어 크로스하면 번갈아가며 문전으로 뛰어들어간 안정환·황선홍·이천수·홍명보·최진철·유상철·박지성 등이 슛을 날렸다. 김남일과 송종국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크로스했다.

다음으로는 최진철·이천수가 왼쪽, 박지성·홍명보가 오른쪽으로 파고들며 크로스했다. 앞서 측면 침투를 맡았던 이을용·설기현·송종국·유상철은 슈팅조로 역할이 바뀌었다.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과 오른쪽 사이드 백 최진철, 센터백 홍명보가 측면에서 공을 차올리는 장면이 특이했다. 폴란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 수비수들까지 총동원해 공세를 펼치겠다는 복안인 듯했다.

선수들의 슛은 유난히 정확하고 위력적이었다. 순발력이 좋은 김병지와 성실하게 골문을 지키는 이운재가 선·후배들의 슛을 막아내느라 혼쭐이 났다.

◇이영표의 부상 변수=1일 오전 왼쪽 종아리를 다친 이영표의 상태가 좋지 않아 폴란드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최근 평가전에서 활발한 왼쪽 측면 플레이를 보였던 이영표의 공백으로 히딩크 감독의 폴란드전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된다.

강한 수비력으로 이영표와 주전 다툼을 벌여온 이을용이 있지만 돌파와 침투가 장기인 이영표를 기용하지 못한다면 전력 손실이 크다.

히딩크 감독은 이영표가 오전 훈련에 불참한 이유를 묻자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병원에 보냈다. 오후에 결과를 보고받아 폴란드전 출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전에서 오른쪽 옆구리를 다친 최용수는 컨디션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현재로선 교체 투입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남아 있는 스케줄=대표팀은 2일 오후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3일에는 오전 훈련없이 부산으로 이동해 오후 6시부터 한시간 동안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그라운드 적응 훈련을 겸한 마지막 전술 조율을 할 계획이다. 7시부터는 폴란드가 경기장을 사용하기로 돼 있다.

비디오를 통한 폴란드 전력 파악도 한차례 더 한다. 폴란드의 유럽 지역 예선과 최근 A매치 경기 장면 편집 비디오를 함께 보며 폴란드 전력의 강점·약점을 숙지할 계획이다.

히딩크 감독은 3일 오후 훈련에서 처음 15분만 언론에 공개하겠다던 계획을 바꿔 훈련 전체를 공개하기로 했다.

현대 축구에서 비밀은 없다는 평소 지론에 들어맞는 결정이기도 하지만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보인다.

경주=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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