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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빌려드립니다""미녀로…" 中기업 성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에서 '백인을 빌리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백인들에게 일당을 주고 외국인 투자자나 외국인 임원 행세를 시킨다는 것이다.

베이징에 사는 미국 배우인 조나단 재트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10년간 중국의 귀금속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는 이탈리아 회사의 부사장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가 허난성의 한 소도시에서 열린 귀금속 매장 개업식에 연설을 해주는 대가로 받은 돈은 2000위안(약 36만원). 이스라엘 학생인 발레라 콥툰은 "공공기관의 부탁을 받고 이집트에서 온 투자자 행세를 한 적이 있다"며 "또 다른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와 기자회견 등에 참석했지만 말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으며 관심있는 척만 하면 됐다"고 말했다.

CNN은 중국 기업들이 원하는 요구사항은 ▶피부가 흰색일 것 ▶회사가 요구하지 않는 한 절대 중국어를 구사하지 말 것 ▶어제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온 사람처럼 행동할 것 등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 외국인 대여업체는 중국의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Rent A Laowai(외국인을 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구인광고를 내걸고 "때때로 회사들이 외국인이 비즈니스 미팅과 식사접대 자리에 가서 고객을 친절히 대하고 악수를 해주길 바란다"며 "미모의 여성이나 정장이 잘 어울리는 남자에겐 좋은 일자리 기회"라고 홍보했다.

CNN은 "중국인들은 회사 주변에 외국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회사는 돈도 많이 벌고 해외 업체들과 관계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런 '일일 백인 고용업(White Guy Window Dressing)'이 성행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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