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어워즈] 수상자들 아시아서도 톱클래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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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한국 애널리스트들의 실력, 아시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았다. 아니, 아시아에서 ‘톱 클래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Thomson Reuters·JoongAng Ilbo Analyst Awards, 이하 중앙·톰슨로이터상) 수상 애널리스트 78명 중 18명이 아시아에서도 ‘최고’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 넷 중 한 명이다. 톰슨로이터가 최근 실시한 아시아 애널리스트 전체 평가를 본지가 들여다본 결과다.

제1회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 시상식이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시상식에는 5개 우수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과 30여 증권사의 수상애널리스트 70여 명 등 모두 120여 명이 참석했다. 시상식 참가자들이 황건호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의 축사를 듣고 있다. [강정현 기자]

아시아 지역 평가도 중앙·톰슨로이터상과 똑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업종별 실적 예측의 정확도와 투자 추천의 수익률을 따졌다. 투자 추천 수익률이란 애널리스트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대로 특정 종목을 사고팔았을 때 어떤 애널리스트가 투자자들에게 제일 많은 수익을 안겨줬는지를 계산한 것이다. 2009년에 각국 애널리스트들이 해당국 기업에 대해 낸 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겼다. 업종 구분을 하지 않고, 누구의 실적 예측이 제일 정확했는지 등을 비교하는 순위도 산출했다.

올해 중앙·톰슨로이터상에서 실적 추정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한 크레디트스위스의 윤석 연구원(전무)은 아시아에서도 실적 추정 1위였다. 보험 업종 1위일 뿐 아니라 업종을 넘어선 전체 순위도 1등이었다. 그는 올해 미국의 금융 전문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가 선정한 한국 1위 애널리스트에도 뽑혔다.

중앙·톰슨로이터상 수상자들은 전반적으로 아시아 다른 나라보다 실적 추정에 강했다. 아시아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18명 중 15명이 실적 추정 부문에서 나왔다. 또 NH투자증권 홍성수 연구원이 실적 추정 분야 전체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1~10위 중 4개 자리를 한국 애널리스트들이 꿰찼다.

반면 투자 추천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전체 순위 1~10위에는 한 명도 오르지 못했다.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전 유진투자증권 소속 공정호 연구원(현재는 푸르덴셜투자증권)이 2위에 오르는 등 분야별 순위에서 3명만이 수상했다.

투자 추천이 약했던 건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의견을 좀체 내지 못하는 한국 주식시장의 풍토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리포트에 ‘매수’나 ‘보유’ ‘중립’ 등으로 의견을 낼 뿐, ‘매도’ 의견은 아주 드물다. 매도 의견을 내 투자자들이 적절히 손절매를 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수익률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본지가 중앙·톰슨로이터상 수상 애널리스트들에게 왜 매도 의견을 내지 못하는지를 물었더니 75%가 ‘해당 기업과 관련 펀드매니저의 관계 악화가 걱정되어서’라고 답했다. 매도 의견을 냈다가 법인 고객과의 관계가 끊어질까 봐 겁이 난다는 얘기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 ‘중립’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상 매도하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글=권혁주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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