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자 꿈꾸는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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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계홍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왼쪽)이 최근 경북 경주시 방폐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민 이사장은 공기 지연 등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하기 위해 방폐장 건설 사업 일체를 이관받은 만큼 ‘적기 시공’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제공]

“한국형 원전과 해외 동반 진출합니다.”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을 전담하는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곳은 요즘 해외 진출 꿈에 부풀어 있다. 국가적인 기술자산으로 육성해 원전과 함께 해외에 동반 진출한다는 포부를 키우고 있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글로벌 방폐물관리 전담기관’을 지향한다. 세계 유수의 방사성폐기물관리기관과 제휴를 하고 방사성폐기물의 안전 관리를 위한 전문가 교류, 연구개발사업 발굴 등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웨덴·일본·프랑스의 방폐물관리전담기구와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에는 스위스의 방사성폐기물관리기관 NAGRA와 기술협력 협정을 맺었다. 프랑스 방폐물관리청과는 기술회의를 개최했다. 양해각서를 체결한 스웨덴의 SKB는 40여 년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기관이다. 스위스·프랑스 등은 이미 고준위폐기물 지하 연구시설을 운영 중이다. 또 고준위폐기물 처분을 위한 부지선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방폐물관리공단은 이력만으로는 다른 나라의 전담기관에 비해 후발주자다. 그러나 이들 기관과의 제휴 및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방폐물관리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저력을 보여줄 또하나의 신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전에 방폐물기술개발센터를 두고 독자적인 관련 기술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재 처분시설 설비 국산화 연구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기반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해 사용후 핵연료 수송·저장 용기 관련 연구를 비롯해 논문 및 방폐물기술 관련 특허출원은 14건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수준의 기술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초일류 방폐물 안전체계를 구축하고, 원전의 해외수출과 연계해 동반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공단의 민계홍 이사장은 “원자력발전이 이제 수출을 할 만큼 성장한 만큼 국내 방폐물관리사업도 빠른 속도로 기술을 축적한다면 동반 진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단은 처분시설 설비 국산화 연구 및 사용후 핵연료 관리기반기술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방폐물관리사업은 그동안 처분장 부지 선정에만 19년이 걸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기술 확보가 늦어진 측면이 있었다. 그렇기에 속도를 올리면서 국제수준의 방사성폐기물 관리기술을 축적하고 방폐물 관리기술을 국가자산으로 키워 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민 이사장은 올해 1월 방폐장 건설사업을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완전히 이관받은 데 이어 경주 방폐장 적기 시공에 주력하고 있다. 2007년부터 한수원이 공사를 진행해왔는데 공기 지연 등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혼선을 막기 위해 방폐장건설사업 일체를 이관받은 것이다.

방폐공단은 앞으로 경주 방폐장 자체를 세계인이 찾을 수 있는 친환경 명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일대 약 210만㎡ 부지의 자유관람공간에 방문객 센터, 환경학습장, 녹차밭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방폐장 건설사업의 모토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건설’. 무엇보다 환경 및 안전관리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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