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덕 본 삼성 뉴욕 옥외광고판 10년만에 디지털 새 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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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국의 흥행 대작 '스파이더 맨'영화에 등장해 더욱 유명해진 뉴욕 중심가의 삼성 옥외광고판(붉은선내)이 10여년 만에 첨단 분위기로 단장했다.

삼성은 로고를 활용한 애니메이션과 제품·브랜드 광고 등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옥외 광고판을 새로 만들어 15일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점등식을 했다.

2011년 8월까지 쓸 수 있는 이 대형 광고판의 크기는 가로 12m에 세로 20m.

윗부분에서는 삼성의 디지털·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는 영상물을 20분 간격으로 내보내고, 하단에는 삼성 로고를 배치했다. 타임스 스퀘어는 쇼핑·미디어·비즈니스·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시설이 밀집해 하루 유동인구가 1백50만명에 달하는 미국 최대 번화가다.

삼성이 1991년 옥외광고판을 설치한 광고탑에는 코카콜라·홍콩상하이은행(HSBC)·푸르덴셜·캐딜락 등 세계 유수 기업이나 브랜드들도 대형 광고판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삼성의 이 광고판은 '스파이더 맨'영화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영화제작사인 컬럼비아 픽처스가 타임스 스퀘어를 배경으로 한 액션 장면에서 삼성 로고를 지우고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로고를 대신 넣어 영화 편집을 마친 것.

개봉 전 이를 발견한 건물주가 "우리 빌딩의 옥외광고주에게 불이익을 주는 처사"라면서 제소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삼성 로고는 다시 부활했다. 덕분에 삼성은 세계 각국에서 상영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공짜 광고를 하는 행운을 누렸다.

삼성전자의 장일형 전무는 "가장 긴박한 장면에 삼성 로고가 네차례에 걸쳐 총 7,8초 가량 등장해 막대한 광고효과(최소 수십억원 추정)를 얻었다"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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