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천2백명의'지식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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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노인' 1천2백여명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교육 봉사활동에 나섰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5일 전문직 퇴직자들로 구성된 '금빛 평생교육봉사단'이 16일부터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별로 발대식을 갖고 평생교육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봉사자 모집을 시작해 서류심사·면접 등을 거쳐 선발된 1천2백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대다수가 교사 출신이지만 대학총장·의사·공무원·민간기업 임원·한학자 등 다양하다.

이들은 일주일에 1~3회씩 사회복지시설이나 학교 등에서 주민이나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교양강의·학습지도를 하게 되고 장애인 방문교육·학생상담 등의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법무부 비행청소년보호원장을 끝으로 1997년 퇴직한 조상연(64·서울)씨는 전직 경험을 살려 교도소 등에서 무의탁 수용자들을 지도·상담하고 일본 법무성 초청 연수시절 배운 일본어도 가르칠 계획이다.

제약회사 부사장으로 퇴직한 강인철(57·서울)씨는 7~8년 간의 해외근무와 세계 70여개국을 여행하고 9권의 기행문을 출간했던 이색 경력자다.

집 근처 노인대학에서 한국사와 사물놀이를 가르치는 그는 세계여행에서 얻게 된 다양한 경험을 수강생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60년대 미국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 미국 미주리주립병원 병리과장을 지내다 23년 만인 92년 귀국한 이수자(여·68·전주)씨는 "미국 생활을 통해 익힌 영어와 의학지식을 활용해 뒤늦게 배움의 길을 찾은 여성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장애인재활원 등에서 의료상담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 교사로 퇴직한 강영택(80·부산)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수학을 지도해 경시대회에 입상시킨 경력까지 있다.

90년부터 4년간 인하대 총장을 지낸 원영무(68·인천)씨도 노인과 장애인에게 교양교육과 환경·교통교육을 하고 싶다며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식비·교통비 정도의 실비만 지급받으며 봉사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봉사단 홈페이지(http://ncle.kedi.re.kr/gold)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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