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 '간판스타' 반도체값 어떻게 될까 "2분기 조정… 3분기 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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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D램가격은 다시 반등할까=가트너사의 리처드 고든 애널리스트는 "지난 6개월간 지나치게 급히 올라간 D램가격이 2분기에 조정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점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다만 하이닉스-마이크론 협상이 깨진 후 시장 충격 때문에 생각보다 좀 더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가트너사는 D램가격이 2분기에는 3달러로 내려갔다가 3,4분기는 평균 4~4.5달러로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UBS워버그 증권이 D램가격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것과 관련, 고든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초단기 예측으로 D램시장을 전망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창수 가트너코리아 이사는 "D램경기는 하이닉스 채권단이 얼마나 빨리 방향을 정하느냐와 세계 디지털TV시장의 성장속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업계 영향=13일 아시아현물시장 가격은 1백28메가 SD램이 2.03달러로 지난 주말장과 보합세를 유지했다. 가격추락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인 2달러선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행히 국내업체들이 물량의 90%이상을 소화하는 고정거래가는 아직 4달러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현물가격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삼성전자는 4달러 중반이상을 지키고 있어 아직 현물가격의 2배가 넘는다.

그러나 현물가가 2달러이하로 떨어진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현물가와의 가격격차가 커지면서 시스템업체들이 가격을 내리라는 압력도 심해지고 있다"며 "2달러선이 붕괴하면 고정거래가격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절적인 비수기인 탓에 세계 D램시장에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하반기부터는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거래가격이란=대형 PC 및 가전업체들은 안정적인 D램수급을 위해 D램업체와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물량을 공급받는다. 이 때 가격은 보통 보름에 한 번씩 조정하게 되는데 이를 고정거래가라고 한다. 현물시장은 주로 중소 PC업체나 소량이 필요한 업체들이 이용하는 반면 대형업체들은 대부분 이렇게 지정거래를 한다.

지난해는 현물시장과 고정거래가가 비슷한 가격수준을 유지했지만 11월 반도체업체들이 일제히 고정거래가를 올려, 지금은 고정거래가가 현물가보다 훨씬 높게 형성돼 있다.

양선희 기자

올해 D램시장은 최근 몇달새 현물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나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여, 성장기조를 지켜 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IT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13일 서울에서 반도체세미나를 열고 올해 D램 시장은 지난해보다 78%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과 함께,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 등 반도체업체는 15일께 있을 시스템업체와의 고정거래가격 협상에서 1백28메가 기준으로 개당 4달러대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현물값 하락으로 반도체 업계가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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