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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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가수와 영화배우를 겸한 대표적인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이 아홉번째 앨범 'CJ2002'를 발표했다. 그가 노랫말을 쓰고 인기 작곡가 김형석이 곡을 만든 대표곡 '슬픈 혼잣말'을 비롯해 모두 열 곡을 담은 새 앨범은 지난해 내놓았던 8집에 비해 전체적으로 훨씬 가볍고 부드러워졌다. 지난 6일 그를 만났다.

"지난 번 앨범은 제가 직접 프로듀싱했죠. 그거 정말 어려운 일이더군요. 음악 작업 외에도 실무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 신경쓸 일이 너무 많아요. 이제 프로듀서는 안 할 겁니다."

영화 찍으랴, 음반 녹음하랴,지상파 TV의 각종 오락프로그램에 나가랴, CF 촬영하랴 어떻게 다 소화해 내는지 궁금하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노라면 스스로도 혼란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괜찮다. 완전히 몸에 익었다. 문제 없다"고 했다.

만능 엔터테이너도 좋지만 임창정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뭘까. 길게 보아 그가 가고 싶은 길은 어떤 것일까.

"연기죠. 물론 앞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거지만 연기에 주력하고 싶어요. 음악도 좋지만 앨범을 한장 더 내면 음악은 일단 접고 영화에 좀 더 몰입할 겁니다. 연출이요? 감독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는 개봉을 앞둔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이야기를 많이 했다.

"IQ 90쯤 되는 바보로 출연해요. 시나리오를 보고 스스로 주인공 해적 역할을 사양하고 조연인 바보 역할을 자청했어요.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예요. 그동안 출연한 영화 가운데 '자카르타'가 47만명,'비트'가 37만명 정도의 관객을 끌어들였지요. 이번 영화는 그보다 훨씬 많은 관객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재밌어요. 올 하반기에 영화 한편을 더 찍을 작정입니다. 어떤 영화에 나갈지 적당한 작품을 찾고 있어요."

새 앨범의 대표곡 '슬픈 혼잣말'은 전형적인 발라드다. 곡을 만든 김형석은 임창정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작곡가다. 그동안 '러브 어페어' '그때 또 다시' '결혼해줘''기다리는 이유'등 임창정의 히트곡을 만들었다.

"이제는 가수로서 어떤 카리스마 혹은 완숙미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럴 때가 됐죠."

1973년생인 그는 95년 1집을 발표하며 가수의 길을 시작했다.

그는 "요즘 노래를 부르기 위해 무대에 서면 떨린다. 이제 무대가 뭔지 알기 때문에 새삼 긴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앨범에는 '해적,디스코왕 되다'의 촬영 장면과 앨범 제작 장면 등의 동영상이 담긴 보너스 CD가 포함돼 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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