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에 빠진 골프공은 누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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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골프장 연못에 빠진 골프공의 주인은 누구일까. 영국 법원이 골프장 연못에서 공을 주워 팔아 생계를 잇던 잠수부에 대해 절도죄를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AP에 따르면 영국 레스터법원 리처드 브레이 판사는 골프장을 돌아다니며 연못의 골프공을 건져 판매해 온 존 콜린스(36)에게 최근 절도죄를 적용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콜린스는 잠수장비를 갖추고 지난 10년 동안 골프장 연못의 공을 꺼내 개당 20센트에 팔아 연간 2만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 왔다. 그는 지난해 8월 레스터의 웨트스톤골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콜린스의 가족과 변호인들은 '연못에 빠진 공은 버린 공이기 때문에 누구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며 하원에 무죄 방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도 이 문제를 다뤄주도록 요구하고 있다.

영국 골프의 간판스타인 콜린 몽고메리는 "연못에 빠진 공은 줍는 사람이 임자"라며 콜린스를 옹호하고 나섰다.

김진희 변호사는 "연못의 공이 누구 것인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법적용이 달라진다"면서 "공을 골프장 소유로 인정하면 절도, 아니면 점유이탈물 횡령으로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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