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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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간혹 이유없이 편두통으로 고생할 때가 있다. 편두통은 유전적 또는 신경성 소인을 갖는 고질적 두통으로, 대부분은 신경을 많이 써서 그렇겠거니 하고 진통제로 때우기 쉽다. 한방에선 주로 편두통을 내과적인 원인으로 보고, 두통 위치에 따라 증상을 구분하고, 치유법도 다르다.

편두통은 주로 왼쪽이 아픈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심한 바람을 쐬었거나 피가 부족한 혈허(血虛)가 원인이다. 또 오른쪽이 아프면 기가 허하거나 소화기 대사(代謝)이상으로 오는 담음(痰飮)을 원인으로 본다. 증상도 좌(左)편두통은 이유없이 머리가 무거우며 어깨와 등이 눌린 것 같이 아프다. 간혹 손·발이 저리고 차며, 얼굴 색이 창백해지고, 불안·초조한 증상이 동반된다. 여성은 특히 생리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우(右)편두통은 비위(脾胃)기능이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 이 두통을 담궐두통이라고 한다. 증상은 편두통과 함께 소화가 안되고, 양뺨이 푸르스름한 누런 빛을 띤다. 눈 밑이 거무스름해지면서 눈이 빠지는 듯하고, 눈썹 주위가 심하게 아프다.

두통은 보통 내과적인 병인을 제거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혈허 두통은 녹용과 같이 조혈 능력을 키워 주는 약재를 이용해 부족한 피를 보충시켜주며, 담궐두통은 뭉친 담음을 풀어주는 이진탕 유의 약이 효과적이다.

편두통엔 태양혈(관자놀이에서 눈꼬리 방향 오목한 곳)과 각손(귀를 앞으로 접었을 때 가장 위쪽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하는 오목한 곳), 합곡(엄지와 검지 손가락뼈가 만나는 오목한 곳)등을 지압해 주는 것이 좋다.

또 천궁차를 끓여 마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천궁 12g에 물 5백㏄를 붓고 탕약이 2백㏄ 정도 될 때까지 40여분 끓인 뒤 꿀이나 설탕을 넣어 하루에 세 번 나누어 마신다. 천궁은 혈액 부족을 보충해 줘 보약재로 많이 선호되는 약재다.

방향성이 있는 파를 먹거나 박하나 레몬 같은 아로마, 참기름 등의 향을 맡아도 머리가 맑아진다.

신준식<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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