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피자 집, 유통업체 ‘16강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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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우리나라 대표팀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유통업체와 치킨·피자 배달업체 등에 물량 확보 비상이 걸렸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도시락이나 맥주 등 매출이 평소보다 4~5배 이상 뛰어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광훼미리마트 서울 시청광장점은 나이지리아전 경기가 열린 23일 0시부터 6시간 동안 평소 하루 매출의 다섯 배를 올렸다. 하루 200개 정도 팔리던 맥주는 같은 시간 동안 5200여 개가 팔렸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도 대규모 응원장소 주변 점포 40여 곳의 매출이 평일 같은 시간보다 253% 증가했다. 이 때문에 훼미리마트와 GS25 등 주요 편의점업체들은 26일 우루과이전에 앞서 도시락과 맥주 등 응원 관련 상품 비축량을 평소보다 4~5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들도 치킨 수요가 평소의 다섯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담당 직원들을 닭 가공공장과 도계장 등에 급파해 물량 확보에 나섰다.

유통업체들은 ‘8강 기원, 4강 기원’ 마케팅에도 발 빠르게 착수했다. 현대아이파크몰은 우리나라가 8강에 진출하면 고객 8명을 추첨해 백화점 상품권 800만원어치씩 총 6400만원을 주는 ‘888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4강 진출을 기원하는 뜻으로 간식용 소시지 4종을 40% 할인해 판다. 온라인몰인 AK몰도 8강에 진출할 경우 고객 888명에게 구매금액의 최대 80%를 돌려주는 ‘8강 기원 888 페이벡’ 이벤트를 연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23일 “16강 응원전 때 늘어날 민간 소비지출과 이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는 모두 8634억원에 달한다”며 “여기에 국가 브랜드 홍보효과(약 9000억원)를 감안하면 16강 진출의 경제효과는 1조8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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