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南공략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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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이인제(仁濟)전 고문의 후보 사퇴 이후 노무현(武鉉)후보 진영의 행보가 본선 대비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초점은 후보의 영남 득표력을 검증할 시험대인 부산·울산·경남 지방선거에 맞춰졌다.

후보의 부산후원회장인 신상우(辛相佑)전 국회부의장은 최근 다시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을 찾아갔다.

YS와 후보 간의 관계 복원에 앞선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

辛전부의장은 "3,4일 전 YS를 만났는데, 뚜렷이 자기 얘기는 안했지만 '그 정도 분위기면 (노무현 바람이)잘 안 깨질 것'이라고 하더라"며 "YS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정치인이 노무현"이라고 18일 전했다.

두 사람의 회동 여부에 대해 辛전부의장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후보는 "후보가 되면 YS를 찾아갈 생각"이라고 공언해 왔다.

후보 측의 영남권 지방선거 전략도 YS와의 관계 개선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

후보 핵심 참모는 "민주계를 포함한 YS와의 관계가 좋고 행정경험이 있는 분들 가운데 광역단체장 후보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세곳 중 부산시장은 "필승 카드를 영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충분히 타진한다"(鄭允在 부산 사상지구당 위원장)는 입장이다.

부산의 삼성자동차 공장 유치위원장을 지낸 강경식(姜慶植)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부산민변회장을 지낸 문재인(文在寅)변호사, 한이헌(韓憲)전 의원에 이어 최근에는 이태일(太一)전 동아대 총장까지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울산은 후보 최측근인 이강철(康哲)자치경영연구원 이사 등이 고원준(高源駿)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만나 출마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다.

경남도 YS의 고향 후배로, 자민련 각료 몫으로 현 정부에 참여했던 정해주(鄭海?)전 국무조정실장, 성향이 비슷한 김재천(金在千)전 한나라당 의원 등이 검토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미지도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그는 "모든 것을 당 지도부와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경선과정에서 험하게 충돌했던 이인제 전 고문도 포용할 자세다.

후보는 기자들에게 "정치적으로 바뀐 상황에 상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도와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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