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최성국·정조국 '감각 슈팅' 실력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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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 등 유럽파가 지난 16일 저녁 대구 전지훈련에 합류함에 따라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자리를 놓고 이동국(포항)·차두리(고려대)·최성국(고려대)·정조국(대신고)까지 여섯 명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월드컵 엔트리 23명 가운데 공격수 몫은 네 자리. 이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포지션별 복수 선발' 원칙에 따라 정해진 숫자다. 그런데 지난 유럽 전지훈련에서 일본파인 황선홍(가시와)·최용수(이치하라)가 사실상 자리를 굳힘에 따라 두 자리만 남았다.

설기현의 경우 히딩크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엔트리 포함이 유력했으나 소속 팀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데다 부상까지 겹치는 바람에 지난 터키 평가전에서는 종료 직전 단 10초간 출전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대구 전지훈련에서 이들 공격수 후보들은 혼전을 벌이고 있다.

체력과 스피드·돌파력이 좋은 차두리가 앞서는 것처럼 보였으나 훈련이 진행될수록 대표팀의 체력훈련을 소화해낸 이동국의 체력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차두리의 골 결정력 부족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파가 합류하지 못하는 코스타리카 평가전을 위해 '1회용'으로 선발된 새내기 최성국과 정조국이 놀라운 투지를 보이며 히딩크 감독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두리·이동국이 '홈런볼'을 날리고 있는 동안 막내 정조국은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어 대며 무력시위를 벌였다.또 최성국은 무서운 투지로 석달 이상 체력훈련을 해온 선배들조차 놀랄 만큼 힘든 훈련 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뒤늦게 합류한 설기현·안정환의 모습도 히딩크 감독의 선택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설기현은 허리 디스크 증세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었다. 반면 안정환은 시차 적응의 여유조차 던져버린 채 이날 오전 훈련에 합류해 그간 꾸준히 훈련해온 국내파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을 받았다.

엔트리 제출까지 남은 기간은 한달여. 하지만 공격수 후보들의 치열한 자리 다툼은 안정권에 든 선수들에게까지 활력소가 되고 있다.

대구=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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