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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亞게임 이어질 부산 : 7년간 1 조 투입 "일류도시 멀잖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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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 산시는 2002 월드컵 캐치프레이즈를 '세계 도시 부산'으로 정했다. 이 대회를 계기로 도시환경·경제수준·시민의식 등 모든 면에서 세계의 일류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도시의 면모를 확 바꿔놓겠다는 의지와 기대를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월드컵에 쏟는 정성도 남다르다.

올해 부산에서는 월드컵을 시작으로 부산아시안게임·아태장애인경기대회·세계합창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행사가 연말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부산시는 1995년 5월부터 1조원 이상을 투입해 40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아시안게임(9월 29일~10월 14일)을 준비해왔다.

이 행사를 위해 지어놓은 메인 스타디움과 도로 등 인프라가 월드컵 때에도 사용된다. 규모와 준비 상황 등에서 다른 도시들과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사통팔달, 달라진 거리

부산시는 도심에서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릴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오가는 아시아드로(3.9㎞) 등 진입도로 세곳을 닦는 데 4천31억원을 들였다. 4차로인 아시아드로를 비롯, 주경기장으로 통하는 모든 길을 8~10차로로 확장했거나 공사 중이다.

도로 단장에도 발벗고 나섰다. 도로 중앙에는 넓은 화단이 조성돼 있다. 인도에는 10년 이상 자란 가로수를 2열로 심고 큰 가로수 사이에는 작은 나무와 꽃을 심었다. 꽃동산이나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도심 풍경도 확 달라졌다. 삭막한 아스팔트뿐이던 서면 네거리에는 작은 동산 다섯개가 들어서 있다. 교통섬 다섯곳의 아스팔트를 걷어낸 뒤 10m가 넘는 소나무 41그루와 배롱나무 8그루, 은목석 12그루, 석류 8그루와 관목 1만5천5백그루를 심었다.

문현네거리 등 주요 교차로 10곳도 자연이 숨쉬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빈 공간에는 쌈지공원·소공원·녹지대가 들어섰거나 만들어지고 있다.

#다시 찾고 싶은 도시

부산시는 지난해 초부터 매달 한차례씩 음식점·숙박업소·버스업체·택시회사 등 1만3천2백개 업소 종사자 15만6천여명을 대상으로 친절·청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결과 상당수는 영어·일어·중국어 등 기초회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이와 함께 시민단체들과 함께 ▶차례지키기▶선진교통문화 정착 등의 질서 운동을 수년째 벌여오고 있다.

부산YWCA 등 시민단체들은 '수준높은 화장실 문화 만들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역이나 경기장 주변의 공중 화장실이 호텔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

부산시는 재래시장 안내 책자 2만부(영어·일어·중국어·러시아어판)를 제작해 외국인들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안내소(12곳) 등에 관광안내 지도 30만부를 비치하고 통역안내원(41명)도 배치를 앞두고 있다. 민박을 제공하겠다고 신청한 가구는 5백89가구.

한편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 1천여명에게 월드컵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모금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부산시 조병규(曺炳奎)관광기획담당은 "관광객들이 푸근하게 머물며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시 찾아오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

부산시는 세계적 기업의 CEO들을 상대로 월드컵 기간 중 부산을 방문해 줄 것을 적극 권유했다.

초청에 응한 업체는 ▶유럽 최대 건설회사인 프랑스 빈시▶투자 전문회사인 홍콩 CKI▶테마파크 전문회사인 프랑스 아스테릭스▶위락시설 개발업체인 미국 EDC▶자동차 부품회사인 독일 스타빌러스 등이다.

빈시와 CKI에 대해서는 거가대교 사업에, 미국 EDC와 아스테릭스는 센텀시티와 동부산관광단지에, 스타빌러스는 녹산공단 내 자동차부품 산업에 투자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부산에 오는 CEO들을 위해 6월 6일 프랑스와 우루과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입장권을 확보해 놓았다.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벡스코(부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는 지역우수상품 특별판매전이 열리며 김치 담그기, 전통 다도 시연, 도자기 제조 등 체험관광 상품도 개발했다.

부산시는 월드컵 기간에 외국인 3만2천명 이상을 유치키로 하고 3~5월에는 유럽지역 순회설명회를, 4월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부산·후쿠오카 공동 관광설명회를 연다.

정용백·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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