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통계청이 주관하는 '2001년도 기준 사업체 기초 통계조사 및 도소매업·서비스업 총 조사'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다.이번 오리엔테이션은 통계청이 조사원들에게 실시하는 교육으로 현장에 나가 조사하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 내용을 배울 수 있어 참 유익했다.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 통계가 경제지표를 설정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특히 정확한 통계를 위해서는 기초조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조사표 작성과 관련된 통계청의 지침 중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사업장의 면적 단위를 '제곱미터(㎡)'가 아닌 '평'으로 환산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겨우 정착돼 가고 있는 법정 계량단위의 사용에 역행하는 처사다.
건물·토지 등의 등기부등본상 면적을 법정 계량단위인 '㎡'로 측정해 표기한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법정 계량단위를 사용함은 물론 이를 적극 권장해야 할 통계청에서 이를 쓰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국가적인 사업의 일환인 통계조사에서조차 '평'과 같은 비(非)법정 단위를 고집하는 통계청을 이해하기 힘들다.
정부는 2년 전 법률을 고쳐 법정 계량단위의 사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정부기관이 솔선수범하기는커녕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따르겠는가. 현재 법정 계량단위는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통계청의 비법정 계량단위 사용은 재고돼야 한다.
박경숙·인터넷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