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경선도 파란 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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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파전으로 치러지는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의 관심사는 파란과 이변이 생길 것인지다. '이회창 대세론'이 '최병렬 또는 이부영 대안론'의 도전을 뿌리치느냐, 아니냐가 초점인 것이다.

초반 판세는 이회창 후보의 압도적 우세라는 게 중론이다. 최병렬·이부영·이상희 후보 쪽에서도 이를 인정한다. 이회창 후보가 '깨끗한 경쟁, 아름다운 경선'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도 여유있는 리드를 자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후보 측은 "민주당 경선 양상이 한나라당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민주당 노무현 고문에 비해 큰 격차로 뒤처져 있으므로 당원·대의원 등이 대안을 모색할 것"이란 주장이다.

최병렬·이부영 후보가 '이회창 후보의 본선(대선) 필패론'을 강조하는 까닭도 이런 점을 노린 탓이다. 崔후보측은 "영남, 특히 부산-경남(PK)에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PK에서 '노풍'(노무현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고, 국민의 7할을 차지하는 보수진영이 盧고문의 노선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PK 출신이면서도 보수적인 崔후보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부영 후보 측은 "급진 성향의 盧고문을 보수가 아닌 개혁 이미지로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야당 후보라는 점이 먹히고 있다"고 주장한다.

초반 우열은 인천(13일)·울산(18일)·제주(20일)에서 나타난다. 여기서 이회창 후보의 득표력과 최병렬·이부영 후보의 2위 다툼 윤곽이 드러난다.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은 '대세론'의 강도를 재는 잣대가 될 것이고, 2위 자리는 두개의 '대안론'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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