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이 본 삼성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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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싸구려 가전업체에서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변신'.

포천·타임 등 주요 외국 언론들이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특집기사를 잇따라 실었다.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니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포천은 최신호(4월 1일자·사진) 표지에 윤종용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진을 싣고, 삼성의 고속 성장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2억달러의 흑자를 냈는데, 이는 지난해 일본의 대다수 경쟁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1970년 일본 산요의 상표를 붙여 12인치 흑백 TV를 만들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라는 얘기다.

기술특허에서 삼성은 지난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이것은 IBM·NEC 등에는 뒤지지만 소니·히타치 등에는 앞서는 수준이다. 삼성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판매에서 세계 1위이며, 휴대폰에서는 스웨덴의 에릭슨과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UBS워버그증권 서울지점의 조사담당 책임자인 조너선 더튼은 "삼성전자는 앞으로 수년간 엄청난 이익을 거둬들일 것"이라며 "그러나 자만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임도 최신호(25일자)에서 삼성이 2005년까지 브랜드 인지도에서 소니를 추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년 전만 해도 소비자들은 소니 TV를 살 돈이 없으면 삼성을 선택했으나 이제는 삼성의 가전제품들이 값도 싸고 품질에서도 손색이 없어졌다고 이 잡지는 평가했다. 현재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는 가전제품 인지도에서 삼성을 소니에 이어 세계 2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아직도 회사 크기에 비해 세계화가 덜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삼성전자에서 외국인으로는 처음 임원이 된 영국인 데이비드 스틸(35)상무보의 말을 인용, 삼성 임직원들이 말로는 세계화를 외치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한국식 관행에 젖어 있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해외 출장을 갈 때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동행하거나 해외 고객에게 '이래라 저래라'하고 요구하는 등 외국인의 눈에는 어색하게 비칠 일들을 종종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홍콩에서 발행되는 금융전문지인 파이낸스 아시아는 4월호에서 기업경영 등 각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한국 내 최고 기업으로 선정했으며,홍콩의 월간지 에셋도 지난달 삼성전자를 한국에서 지배구조가 가장 뛰어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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