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 염원 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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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부동의 스트라이커이자 세계 최고의 골잡이 반열에 올라 있는 라울 곤살레스(25). 지난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알 마드리드 클럽 훈련장에서 만난 그에게서 거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영화배우로 나서도 성공을 거둘 것 같은 잘생긴 외모였다. 훈련이 끝나고 1시간50분이 넘도록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워낙 성격이 깔끔하고 철저하게 몸관리를 하기 때문에 동료들 중 가장 늦게 훈련장을 나간다고 스페인 기자가 귀띔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체격이 큰 편이 아니다. 골을 잘 넣는 비결이라도 있나.

"최전방 공격수가 반드시 신체적으로 건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포워드는 '양'이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해야 한다. 육체적인 조건도 필요하지만 테크니컬한 측면에서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자리다. 여태까지 나는 운이 좋았고 그래서 골도 많이 넣을 수 있었다."

-1백m 달리기 기록은 어떤가.

"(웃으며)잘 모른다. 스피드가 빠를수록 장점이 된다. 훈련을 통해 자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9년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다. 다른 팀에서 더 많은 돈을 줄테니 오라고 하면 떠날 마음이 있나.

"없다. 나는 현재에 너무 만족한다.왜냐하면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이고, 마드리드는 내가 태어난 도시여서 나의 가족과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축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을 가까이 하게 됐다. 축구선수가 되는 것은 너무나 먼 목표였고 불가능해 보였지만 조금씩 조금씩 축구선수가 되는 꿈을 키워왔다."

-최고의 축구리그를 갖고 있는 스페인이 왜 월드컵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하나.

"모든 스페인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의문이다. 좋은 선수들로 훌륭한 팀을 구성하는 데도 불구하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월드컵이 아마 그 대회가 될지 모른다."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나라가 우승할 것 같은가.

"잘 모르겠다. 스페인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강력한 라이벌은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훌륭한 감독이다. 레알 마드리드 클럽도 4~5개월 정도 이끌었고 그 후 경력도 화려하다. 경험도 많고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아 1998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었다. 아마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거다. 한국의 선전을 기원하겠다."

-한국의 축구 꿈나무들에게 충고를 해준다면.

"꿈을 크게 가져라. 위대한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항상 나아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공을 차면서 공부도 잘해야 한다. 축구선수로서뿐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서 중요하다."

-한국에도 당신 팬들이 많다. 한마디 해달라.

"한국이 결승까지 가기 바란다. 그리고 스페인 응원도 해줬으면 좋겠다."

마드리드(스페인)=신준봉 기자

라울 곤살레스는

-1977년 6월 27일생

-1m80㎝, 68㎏

-94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

-득점 경력:98월드컵 1골, 2002년 월드컵 지역예선 1골,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 1골,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8골, 올해는 현재 4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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