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구역 투자 밀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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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재개발구역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분양시장 과열로 청약통장을 사용한 내집 마련이 어려워진 데다 기존·재건축대상 아파트에 대해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동구 금호동·마포구 공덕동 일부 지역 재개발구역에선 매물이 달리고 값도 연초보다 10~20% 이상 올랐다.

재개발이 예정돼 있는 지역의 낡은 주택 등 지분을 사면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

하나컨설팅 백준 사장은 "재개발은 재건축과 달리 이주비나 전세금을 끼고 5천만원 안팎으로 투자할 만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시행인가 받은 지역=수차례 '손바뀜'한 물건이 많아 수익률이 떨어지지만 사업추진이 궤도에 올라 비교적 안전하다. 도봉구 도봉1구역의 경우 시세가 평당 4백만~6백만원으로 비교적 싼 편이다. 곧 이주비가 지급될 예정이어서 매물은 귀하다.

입주를 노린 실수요자들은 관리처분이 임박했거나 끝난 곳도 괜찮다. 대부분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투자기간이 짧고 지분평가액과 추가부담금이 드러나 위험부담이 거의 없다.

성북구 길음5구역 시유지는 평당 3백만~6백만원 선에 거래된다. 지난 21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15평 지분을 전세금 1천만원 끼고 3천5백만~4천만원에 살 수 있다.

관악구 신림1구역은 90% 이상 철거가 끝났다. 3천3백여가구가 넘는 대단지이고 조합원이 많아 거래가 활발하다.

8평짜리 시유지가 7천만~8천만원으로 이주비를 빼면 3천만~4천만원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주변 아파트 시세가 낮아 큰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구역지정 추진 중인 곳=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게 흠이지만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시세 오름폭이 커 단기투자용으로 적합하다. 마포구 대흥2구역은 구역지정을 위한 공람을 마쳤다.

공람이 끝나지 않은 아현구역 지분 시세가 평당 7백만~1천2백만원선인데 이곳은 평당 4백만~6백만원선으로 투자가치가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는 말한다. 15평형 시세가 7천5백만원이며 전세금 3천만~4천만원을 빼면 3천5백만~4천5백만원에 살 수 있다.

금호14구역도 구역지정을 신청하고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인근 11구역 평당 지분 시세가 1천만~1천2백만원선인데 이곳은 평당 9백만~1천만원이다.때문에 수요가 많아 매물이 달린다.

동작구 흑석5구역은 최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사업 초기단계다. 한강변으로 현재 평당 4백만~5백만원에 거래 중이다.

◇이런 점은 유의하자=사업승인을 받은 곳이라도 미동의자가 많으면 사업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 동의율이 90% 이상은 돼야 안전하므로 미리 조합측에 확인해야 한다.

투자하기 전에 사업지 주변 분양권 시세를 미리 파악한다. 투자금이 시세보다 최소 1천만~2천만원 이상 싸야 투자매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업 초기지역에선 사업예정지 중간에 있는 물건을 사는 게 좋다.사업 규모와 구획이 유동적이어서 변두리 물건은 사업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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