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선 고지 멀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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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증시가 당초 예상을 깨고 과속 질주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올들어서만 28% 가량 올랐다. 지난해 9월말 이후 조정다운 조정을 한차례도 받지 않은채 내쳐 달려왔다. 이런 추세라면 종합지수가 900선은 물론 1,000선도 상반기 중에 돌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본다.

그러나 증시 일각에서는 과열권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 중 1,000선 돌파 낙관=지난 연말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올 하반기께 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들은 1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900선에 바짝 다가서자 1,000선 돌파 시기를 상반기로 앞당기고 있다.

<표 참조>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상반기 중에 역사상 최고치인 1,138포인트(종가 기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무는 "현 상황에서 제대로 된 조정은 받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자금에 이어 국내 자금까지 매수에 가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투신증권 장만호 경제연구소 소장은 "다음달 중으로 주가지수 1,000선을 돌파한 뒤 1~3개월 가량 휴식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장 소장은 조정기에도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매수 시기를 노리고 있는 자금이 증시 주변에 잔뜩 쌓여 있기 때문이라는 것.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현 상황에서 조정을 받더라도 주가지수가 870선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수적으로 시장을 본다는 평을 받는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센터 실장도 상반기 중 1,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장기 전망=굿모닝증권 이 전무는 상반기 중 사상최고치를 경신한다면, 하반기에는 증시가 휴식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 전무는 주가가 또 다시 1,000선 밑으로 밀릴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사상 최고치를 수립했던 1994년말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업들의 실적과 지배구조가 나아졌다는 것.

대한투신 장 소장은 "지난해말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고, 앞으로 4~5년 이후에는 한국 주가가 우대받는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에셋 이 실장은 "4분기 중 사상최고치 경신은 가능하지만, 1,000선위에 안착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악재는 없나=굿모닝투신 강신우 상무는 "악재가 없는 것이 악재"라며 "그동안 악재가 없다며 투자자들이 무분별하게 뛰어들면 시장은 이들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현재 풍부한 유동성과 주식 공급물량 감소 등으로 인해 웬만한 악재는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최대 악재로 꼽히는 것은 금리상승 가능성.경기회복이 가시화하고 부동산 투기가 심화되면 한국은행이 통화의 고삐를 죌 가능성이 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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