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끈 美 핵태세 검토 보고서 "한반도도 核전쟁 위험에 노출" "다른나라 간섭 점점 심해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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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해 9·11 테러, 올 초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태도에 대해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미 국방부의 핵태세검토(NPR) 보고서와 관련한 토론이 조인스닷컴의 실시간 토론 코너인 라이브 중앙(live.joins.com)에서 잇따라 진행돼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13일 통일외교팀 김민석 전문위원은 '핵기술과 미국의 핵태세 보고서'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고, 19일에는 국제부 유권하 기자가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라는 주제를 다뤘다. 네티즌과 진행자는 대체로 보고서가 가져올 파장과 국제질서의 왜곡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위원은 "미국이 전술 핵무기 사용을 다시 검토함으로써 세계의 전략 균형이 붕괴되고 미국 일변도로 바뀌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전수씨는 "NPR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단순한 위협을 넘어 한반도 전체를 핵전쟁 위험에 노출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위원은 "북한이 기습 남침할 경우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 보고서로 인해 북한의 군사행동이 억제되는 효과도 있지만 한반도에서의 핵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Haleine'이라는 네티즌은 "미국의 핵태세 보고서는 이미 클린턴 행정부 때도 있었던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기자는 "이번 NPR 보고서를 으레 미국이 갖고 있는 핵대비계획서로 평가절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종래 미국의 핵전략은 핵보유로 '공포의 균형'을 통해 전쟁을 억지하는 데 있었지만, 이번 보고서는 핵무기로 북한 등 7개국에 대해 예방적인 공격도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미국 핵전략의 기본이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숙씨는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NPR 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외교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았다'고 지적했다"며 "그런데도 굳이 이 보고서를 발표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김위원은 "부시 행정부의 군사정책이 과거 클린턴 정부와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곧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미국이 세계 제1의 국가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이디 'newcolor' 네티즌은 "미국이 다른 나라에 간섭하는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미국의 종속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기자는 "상대방이 보유한 핵은 악(惡)이고, 자신이 갖고 있는 핵은 선(善)이라는 발상이야말로 미국의 대표적 일방주의적 행태의 사례이지만 그렇더라도 스스로를 비하하기보다 국제정세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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