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경기장 VIP석이 야쿠자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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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의 국기(國技)인 스모 지도자들과 야쿠자(조직폭력단) 간 커넥션이 드러나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해 나고야(名古屋)대회에서 현역 오야카타(親方·선수단 관장 격)가 조직폭력단 야마구치구미(山口組) 간부 55명에게 스모 경기장 VIP석 티켓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 발단이 됐다.

조폭 조직원들이 앉은 경기장 바로 아래의 ‘유지원석’은 스모협회의 유력 후원자와 기업 등에 할당되는 특별석이다. 유지원석 티켓은 스모협회 방침에 따라 제공은 물론 양도도 금지돼 있다.

스모협회는 지난달 말 이 사건에 관여한 기세(木瀨·40) 오야카타를 2계급 격하시켰다. 또 한 명의 오야카타는 견책 처분됐다. 기세 오야카타에 대한 조사 결과 그가 2~3년 전 야쿠자들과 어울렸다고 고백했으나 스모협회가 이를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스모계에는 최근 수년 새 연습실 후배 이지메, 선수들의 마약복용 사건, 요코즈나(챔피언)의 음주폭행 사건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14일에는 요코즈나 다음 서열인 오제키(大關) 한 명이 도박을 한 뒤 야쿠자로부터 입막음 대가로 수천만 엔의 금품을 요구당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NHK가 보도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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