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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경기 기초단체장 출마 예상자 분석 : "大選 승부처"… 사활 건 與野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경기도는 전국의 표심(票心)을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도시와 농촌이 섞여 있는 데다 영·호남 등 각 지방 출신이 고르게 분포돼 있어 지연·학연 등이 크게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를 연말의 대선 전초전으로 보고 총력을 쏟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에서는 시장·군수 31자리를 놓고 7일 현재 1백85명이 도전, 평균 경쟁률 6대 1로 전국 최고의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굳어진 양당 구도=후보 예상자를 정당별로 보면 한나라당 48.6%, 민주당 39.4%, 자민련 4.8%로 사실상 양당 대결. 1998년 후보 등록 때는 한나라당 26.4%, 국민회의(민주당 전신) 23.6%, 국민신당 12.3%, 자민련 7.5%였다. 여기에다 평택(김선기)·오산(유관진)·포천(이진호)·연천(이중익) 등 네곳의 자민련 소속 현역 단체장들도 당적 변경을 권유받거나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면 사실상 양당 싸움이 될 전망이다.

◇파란 예상되는 당내 경선=한나라당은 이달 말까지, 민주당은 다음달 말까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오픈 게임에서 이변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돼 고배를 마신 후보들의 반발 후유증도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26,28일 치른 한나라당 경선 결과 양평에서는 공무원 출신인 서광원(63)씨가 국회의원·단체장 선거에 네차례나 도전했던 이병대(57)씨 등 네명을 제치고 경선을 통과했으며, 가평에서는 정치 초년생인 조영욱(64)씨가 다른 후보들을 눌렀다.

그러자 두 지역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연대해 "투표에 참가한 당원들의 자격에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하는 등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대거 도전="자치단체장은 행정 경험이 우선"이라며 현직 고위공직자들의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과천 부시장을 지낸 여광혁(민주당)씨와 경기도 환경국장을 지낸 여인국(한나라당)씨는 최근 사표를 제출하고 과천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박우량 하남 부시장과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뒤 국제화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임수복씨도 각각 하남·수원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퇴임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형구 전 광주 부시장은 의왕시장, 경기도립직업학교 교장 홍건표씨는 부천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고 한택수 경기제2청 기획행정실장, 임충빈 양주 부군수도 출마를 위해 최근 퇴직했다.

◇격전지=최대 격전지는 분당·일산 등 신도시를 끼고 있는 성남과 고양. 이곳은 신도시 주민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정도로 신도시 주민들의 표심이 절대적이다.

성남은 민주당의 경우 김병량 현 시장의 독주체제이고, 한나라당은 장영하 변호사·이대엽 전 의원·이관용 농협중앙회 상무·김일주 교수·박용두 성남시의회의장 등이 오는 20일 치러지는 당내 경선을 준비 중이다. 고양의 경우 한나라당에서는 황교선 현시장과 김학재 전 부시장·나진택 도의원 등 세명, 민주당에선 김성수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강재홍 고양교통문화포럼 대표·문병옥 도의원·정광연 시의회의장 등 네명이 경합 중이다.

또 3선이 유력했던 민병채 군수가 "후진 양성을 위해 길을 터주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해 하루 아침에 무주공산이 된 양평도 접전이 예상된다.

◇3선 단체장 얼마나 나올까=얼마나 많은 3선 단체장이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31명의 단체장 가운데 절반 가까운 14명이 3선에 도전한다.

민주당 소속인 이성환(과천)·김영희(남양주)·박종진(광주)·박용국(여주)·송달용(파주)·이현직(가평)·유승우(이천)·유정복(김포)·방제환(동두천)·윤명노(양주)씨 등 열명과 자민련 김선기(평택)·이진호(포천)·이중익(연천)씨 등 세명, 무소속 심재덕(수원)씨 등이다.

정재헌·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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