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간 줄이고 비용도 절감 '인터넷 협업'빠르게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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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온라인을 통해 제휴 기업끼리 우수 인력과 아이디어를 공동 활용하는 인터넷 협업(協業)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 기업이 갖고 있는 한정된 자원만으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기업의 우수 인력과 재원을 활용하기에는 인터넷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유력 인터넷 조사기업인 양키 그룹 리서치의 연구를 인용, "앞으로 5년 동안 전세계 기업들이 인터넷 협업을 통해 거래·생산·재고 비용을 2천2백30억달러(약 2백90조원)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인터넷 협업을 할 경우 각 기업은 경쟁력있는 분야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그 분야의 외부 최고 전문가들에게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품 생산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각종 비용도 크게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이미 인터넷 협업의 성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GM은 1990년대 중반 인터넷 협업을 도입한 이후 자동차 생산 주기를 42개월에서 18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GM은 세계 곳곳에 있는 14곳의 자사 기술연구소를 인터넷으로 연결시켜 GM 종업원들과 부품 공급업체들이 자동차 디자인 정보를 공유하도록 했다. 그 결과 생산성이 대폭 향상됐을 뿐 아니라 기술혁신도 촉진됐다.

미국 최대의 군수산업체인 록히드 마틴도 인터넷 협업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군수산업 사상 최대인 2천억달러 규모의 통합전투기(JSF)사업을 수주한 후 인터넷 협업 체제 구축에 매달렸다. 3개국 1백87곳에 흩어진 80개 이상의 공급업체들을 묶어 4년 이내에 최첨단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는 인터넷 협업이 최선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록히드 마틴은 미국 공군·해군과 영국 국방부, 8개 동맹국, 부품업체 등 4만명의 인력이 공동 목표 아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주니퍼 네트웍스는 인터넷 협업을 통해 제조·물류·고객관리 등을 아웃소싱하고, 네트워크 장비 디자인과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웃소싱을 통해 한해 1백80만달러를 절약했다.

이같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협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먼저 인터넷 연결이 불안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협업에 익숙지 않은 기업 문화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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