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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9위…중국 48위…일본 42위…아시아인 '행복 지수' 중하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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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아시아인들이 서유럽이나 미주 국가의 사람들보다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82개국을 대상으로 행복과 삶의 만족도를 물었더니 한국이 49위, 중국이 48위, 일본이 42위였다. 미국 미시간대 사회조사연구소가 조사한 것으로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10일 보도했다.

◆ 아시아 행복지수 중하위권=아시아 국가 가운데 싱가포르가 24위로 가장 높았다. 세계 경제 규모 2위를 자랑하는 일본도 42위일 뿐이다. 인도네시아는 조사 대상국 가운데 꼴찌인 82위였다. 러시아를 비롯해 옛 소련 국가들보다 뒤떨어진 것이다.

베트남(29위).필리핀(31위).대만(32위)이 30위권으로 아시아 국가 중에는 상위권에 속했다. 인도(67위).파키스탄(70위)은 하위권이다. 세계 행복지수 1위는 푸에르토리코, 2위는 멕시코였다. 3~7위는 덴마크.아일랜드.아이슬란드.스위스.북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이다. 미국은 15위, 캐나다는 10위였으며 호주(16위).뉴질랜드(17위) 등 오세아니아 국가도 상위에 올랐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가 19위로 비교적 높은 순위를 보였다.

AWSJ는 이 조사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상대로 어떤 질문을 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응답자들이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고 있는지,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지를 주관적으로 물었다고 한다.

◆ 아시아는 왜 행복지수가 낮을까=국가.문화별로 행복에 대한 정의와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AWSJ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대 사회학 교수이자 세계행복학연구소장인 루트 빈호벤 박사는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방식은 변했지만 개인보다 집단을 중시하는 가치가 그대로인 문화적 지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행복을 우선시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에 놓여 있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행복해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 논리에 따르면 한 세기 전 서유럽에서 조사했다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거라는 것이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행복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는 "서양에서는 행복해야 한다는 내재된 심리적 압박 같은 것이 존재한다. 그러나 동양문화에서는 행복은 하늘의 뜻이며, 자신이 행복하지 않아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운명론이 더 많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빈호벤 박사는 "국민이 부자일수록 더 행복하거나 사회보장제도가 잘 돼 있다고 행복해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결혼했거나 동거 중인 커플이 훨씬 행복했으며 수입과 행복과는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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