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특별기고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 조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7면

우리 외교사적 측면에서 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주요국 중심으로 만들어진 국제경제·금융질서와 체제 속에서 우리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에 급급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 창출과 체제 구축에 관한 주 논의의 장(premier forum)인 G20 정상회의 과정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번 부산회의는 6월 말 캐나다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였음에도 불구하고 당면한 남유럽 재정위기 대응방향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그리고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재정건전성 문제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루어지도록 했다. 이번 부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는 G20국가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들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 주요 국제기구를 대표하는 인사들과 공식수행원, 그리고 170여 명에 달한 외국 취재진 등 외국 주요 인사들만 해도 700여 명이 참여했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에는 30명 이상의 세계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1만여 명에 달하는 주요 외국 인사들이 내한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G20 정상회의가 개최될 때까지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존속할 것이기 때문에 서울 G20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정부는 대통령 직속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먼저 정상회의 의제를 적절히 설정하고 이러한 의제에 대한 G20 정상 간의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도록 G20국가 간의 의견 조율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물론 우리는 비(非)G20국가, 즉 G20에 속하지 않는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의 의견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G20의 신뢰성과 정당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한국은 비G7국가로는 처음으로 G20 의장국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신흥경제국으로서 OECD 회원국이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신흥경제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대한 많은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 그리고 선진국들의 기대가 더욱 높은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나라는 서울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과 함께 신흥경제국의 큰 관심사인 금융안정망(financial safety net) 강화 문제를 추가하도록 노력해 모든 G20 국가들의 합의를 얻어낸 바 있다.

이러한 회의 내용과 관련된 준비를 철저히 함과 동시에 차질 없고 세련된 회의 진행과 보안, 경호, 의전 등 행사 관련 준비 또한 정부의 모든 관련 부서들이 함께 빈틈없이 추진해야 한다. 그 결과 서울 G20 정상회의가 당면한 세계적 금융·경제 위기 극복과 함께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성장기반을 만든 회의였을 뿐만 아니라 행사 자체도 세련되게 진행한 회의로 평가 받을 수 있다면, 서울 정상회의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가 서울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려면 우리 국민 모두의 참여와 기여가 있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세계 유수의 주요국 정상들을 비롯한 인사들과 많은 취재진의 방한, 그리고 세계인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되는 여건 속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를 우리의 정치·문화·사회 등 모든 분야를 선진화하고 세계 일류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는 각자의 사생활을 통해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할 수 있다. 즉 법과 질서를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등 범국민적 선진 시민의식 수준을 세계 만방에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사공일 대통령직속 G20정상회의 준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