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産災 피해액 사상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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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 산업현장의 각종 재해발생에 따른 경제적 손실규모가 사상 최대인 8조7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00년 국내총생산(4백76조원)의 1.8%다.

노동부는 "지난해 산업재해 피해액은 전년도(7조2천8백13억원)에 비해 19.8% 늘어난 8조7천2백3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4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부상·질병에 걸렸거나 사망한 근로자의 피해를 계산한 것이다.

산업화의 영향으로 1960년대 이후 계속 늘던 산업재해 손실은 외환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2000년부터 다시 급격히 커지고 있다.

노동부는 ▶사업장 수가 크게 증가한 데다▶2000년 이후 5인 이상 사업장까지 산재보험 대상이 확대됐고▶근로자들이 경미한 부상도 요양·치료를 신청하는 바람에 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산재 유형 변화=99년 이후 3년간 질환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진폐증 등 직업병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뇌·심장 질환이나 요통 등 작업 관련성 질병은 급격히 늘고 있다.

뇌·심장 질환의 경우 99년 1천2백14건에서 2000년 1천6백66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월까지만 1천6백45건에 이른다. 특히 손발 저림증·어깨통증 등 근육·뼈 질환은 99년 1백61건에 불과했으나 2001년 9월까지 6백18건으로 급증했다.

내과 전문의 장상호(張相浩)박사는 "최근 몇년 동안 작업 관련성 질병 가운데 특히 과로·스트레스·간질환으로 인한 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참 산재 잦아=근속연수가 짧을수록 산업재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현재 산재 근로자(5만8천4백22명) 가운데 입사 1년 미만이 58%(3만4천3백23명)였다.1년 미만 근로자 다음으로 재해를 많이 당하는 층은 1~2년(12%)·5~10년(9%)·10년 이상(8%) 순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는 50세 이상이 27%로 가장 많았고, 40~44세가 뒤를 이었다.

노동부는 "산업재해를 당할 위험이 큰 50세 이상,1년 미만 근속 근로자를 중심으로 관련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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