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콩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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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콩이 미국과 중국 간의 통상이슈로 떠올랐다.

중국이 수입콩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식으로 수입을 억제하려 하자 세계 최대의 콩 수출국인 미국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21~22일 중국방문 중 장쩌민(江澤民)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한·중·일 3국 순방에 앞서 워싱턴에서 중앙일보·신화통신·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콩을 포함한 미국 농산물이 중국 시장에 자유롭게 들어가는 문제를 중국 정부와 긴밀히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콩이 두 나라간 통상현안으로 부상한 것은 중국 정부가 다음달 20일부터 유전자 변형(GMO)농산물에 대한 검역기준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앞으로 수입되는 GMO 농산물은 중국 당국의 안전성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여기에 걸리는 시간이 최장 9개월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 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10억달러를 넘는 대중국 농산물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와 앤 배너먼 농무장관도 공동 담화문에서 "중국 정부의 조치는 미국의 농산물 수출을 거의 중단시킬 것"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콩과 함께 중국의 고질적인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문제도 거론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미국의 최신 개봉영화의 불법복제 DVD가 1달러 안팎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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