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특별회견> "北 대량살상무기 포기땐 경제교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 오후(현지시간) "만약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포기하고 투명하게 검증절차를 밟는다면 우리는 당장 경제교류를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 북한이 국제사회의 가족이 되고, 무역·상거래·교류 등 그에 따른 모든 이익을 얻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내가 걱정하는 것은 대량살상무기뿐 아니라 북한이 서울을 겨냥해 막대한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그러므로 대북협상은 대량살상무기뿐 아니라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에 관한 지역문제까지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일본·한국·중국 3개국 순방에 앞서 백악관에서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중국 신화(新華)통신, 홍콩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등 아시아 4개 언론과의 특별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신문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평화·화해를 믿는다면 북·미 대화에서 우리가 그에게 얘기할 필요가 있는 것 중 하나가 휴전선에 집중배치된 재래식 무기를 '뒤로 물리는 것(move back)'"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의 머리에 장전한 총을 겨누고 있다면 한반도에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포용하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그런 노력이 북한에 의해 거절된 데 대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문제에 대해 金대통령과 솔직한 대화를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대량살상무기를 확산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매우 '정중한(respectful)' 방법으로 金대통령에게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 발언에 대해 "나는 자유를 신봉하는 사람인데 자유에는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몇몇 국가에 대해 '도덕적 발언(moral statement)'을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우리의 대화 제의는 여전하며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