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집단소송제 올해 꼭 도입" 전경련 "기업에 치명타… 철회돼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민주당 박종우(朴宗雨)정책위 의장은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는 정해진 당론대로 올해 도입할 것"이라며 재계의 도입 유보 건의를 일축했다. 朴의장은 7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위원회(위원장 손길승 SK회장)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연 조찬간담회에서 "법무부에서 마련한 집단소송 법안은 남소방지 장치가 잘 돼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발언록 요지.
▶손길승 SK 회장=증권관련 집단소송제는 기업에 치명적 영향을 줄 것이다. 이 제도를 도입한 미국에서도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신중해야 한다.
▶朴의장=당론에는 변함이 없다. 집단소송 법안도 투자자들이 소를 제기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남소방지 장치가 잘 돼있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시행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계속 고쳐나가면 된다.
▶위성복 조흥은행장=핀란드 노키아가 제지회사로 남았다면 진작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업종을 바꿔 지금은 세계적인 통신회사로 컸다. 문어발식 확장은 안되지만, 국내 기업들도 과감히 업종을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해규 삼성중공업 부회장=그러나 국내 기업은 업종을 바꾸려 해도 정부 규제 때문에 여의치 않다.
▶朴의장=문어발식 확장을 용인할 수는 없다. 단일 업종으로 기업이 성장하는 것을 정부가 막는 것은 아니다. 물론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대기업의 공이 컸다고 생각한다. 재벌이란 용어도 잘못됐으며 재벌을 해체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러나 재계도 과거 행태대로 해선 안된다. 더 투명해져야 한다.
▶안충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세계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하나도 체결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뿐이다. 한·칠레 FTA만 해도 우리가 득이 많은 협정인데 안되고 있다. 세계로부터 따돌림당할지도 모른다.
▶朴의장=인정한다. 그러나 이는 농민들의 생존 문제다. 한·칠레 FTA가 체결되면 과실 재배농가가 다 죽을 수도 있다. 또 지난해 체결된 도하 라운드로 농업과 서비스의 문호가 활짝 열리게 돼있는데, 이 경우 쌀재배 농가와 염전 관련 농가가 매우 걱정스럽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이번에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핫이슈가 테러문제였다. 아랍권도 반(反)테러 입장이더라. 이런 상황에서 반미 감정이 사회문제로 이슈가 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신재철 한국IBM 사장=외국인들은 노조가 시위를 하면서 스피커를 트는 등 소음을 크게 내는 것을 매우 너버스(nervous)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월드컵 때 이런 일이 있어선 안된다.
김영욱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