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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서도 통하는 한국 미술가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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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해외의 유명 아트페어(화랑견본시)참가는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주최측의 인정과 허락을 받아야 돈을 내고 전시장 부스를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해의 판매성적이 신통찮으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물론, 다음해 참여를 거부당하기도 한다.해외 아트페어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국내화랑이 많지 않은 이유다.
근래 국제 아트페어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이다.
지난 3일 개막한 '포스트 아트페어'전은 해외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는 한국작가들의 면모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28일까지).
화랑이 해외 아트페어 참가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참여작가 모두를 초청했다.
정창섭·서세옥·박서보·김종학·이강소·전광영·홍정희·김강용·최병훈·김원숙·김태순·정종미·서정국·이진용·박유아·박은선·이영섭·이헌정씨 등 18명이다.
박여숙화랑은 199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마이애미·시카고·샌프란시스코·독일 쾰른·스위스 바젤 등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 25곳에 이들의 작품으로 참여해왔다.
그동안의 성과는? 김강용의 작품은 프레드릭 알 위스만 재단 미술관에서 구입해갔으며 이진용은 산타페의 린다 더햄 갤러리에서 초청전시를 열었다.
전광영은 미국 플로리다주의 코메노즈와 웨딩톤 트리비 화랑에서, 최병훈은 부쉐린 모와트 갤러리로부터 런던 아트페어에 출품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박서보는 베를린 동아시아 뮤지엄으로부터, 이헌정은 빅토리아 크래프트에서 각각 전시를 검토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박여숙 대표는 "지난해 11월의 쾰른 아트페어를 통해서 우리 화랑 작가 모두의 작품이 2003년 러시아 스테이트 뮤지엄 개관 2백주년 기념전에 초청을 받게됐다"고 소개하고 "런던의 앤젤라 플라워스 등에서도 우리 화랑 기획으로 한국작가 전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열리고 있는'포스트 아트페어'전은 "국제무대에서 통한다"고 박여숙 화랑이 판단한 작가들이 근작들을 내놨다.
서세옥은 간결하게 추상화된 동양화의 세계를, 박서보는'묘법'시리즈, 정창섭은 '묵고(默考)'시리즈 최근작을 출품했다.
김종학은 설악산 풍경을 강렬한 색채와 터치로 표현한 작품을, 이강소는 동양화의 톤과 색채로 서양화를 재해석한 작품을 보여준다.
전광영은 고서의 한지를 이용한 포장작업 '집성'을, 홍정희는 '뜨거운 명상'을 느끼게 하는 '탈아'를 전시 중이다.김강용은 극사실주의의 모래벽돌 작업을, 최병훈은 우리 미술계에 드문 예술가구를 내놨다.
조각가로는 서정국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대나무를, 박은선은 대리석을 원형으로 쌓아올린 '원형기둥'연작을, 이영섭은 서정적이고 소박한 인물상을 보여준다.
박여숙 대표는"이번 전시는 세계로 눈을 돌려 외부의 시선으로 우리 작가의 작품을 다시 살펴보는 흥미로운 경험을 관객들에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02-549-7574.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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