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이용호씨 투자자에 사기 "위성사진 노란 부분은 황금" 보물 매장량 3천배 부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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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보물 매장량 부풀리기,캐나다 인공위성 사진까지 동원한 투자설명회….
이용호씨가 전남 진도 앞바다 말고도 전국 곳곳에서 보물 발굴사업을 추진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가운데(본지 1월 31일자 27면) 투자자들을 모으거나 주가를 올리기 위해 내용을 과대 포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해양수산부 자료 등에 따르면 李씨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 때 보물 매장 추정량을 정부에 승인신청을 할 때 적어낸 것보다 많게는 수천배나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의 '해저 매장물 발굴 승인 현황'에 따르면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해 6월 13일 신모(56)씨와 李씨 앞으로 전남 여수시 삼산면 일대 거문도 앞바다 네곳의 발굴 승인을 내줬다. 승인 당시 매장물 추정량은 시가 3억원대의 금 30㎏.
그러나 본지가 입수한 G&G그룹의 내부 설명문건에는 이 일대에 무려 2백20t의 보물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적혀 있다.
또 신씨 등 개인 4명의 명의로 각각 승인이 난 군산 앞바다의 경우 정부 승인 땐 추정량을 금 31㎏·은 43㎏라고 돼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그 3천여배인 2백29t의 보물이 매장된 것으로 알렸다.
뿐만이 아니다. 李씨는 지난해 상반기에 H투자회사의 金모(42)씨와 함께 부풀려진 보물발굴 현황을 토대로 4백여명의 소액투자자들을 현혹하기도 했다.
투자자 유모씨는 "金씨가 '삼애인더스가 보물을 찾았다'며 소형 PDA를 나눠준 뒤 삼애인더스 관련 정보를 하루에도 두세차례씩 보내왔다"고 말했다.
또 임모씨는 "삼애인더스 주가가 오를 때는 2~3개월에 한번씩 투자설명회를 열어 캐나다 인공위성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지도의 노란 부분이 모두 황금'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손민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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