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신도시안 8년째 같은 말… 못 믿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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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흙파는 것 봐야 믿겠다."

"선거철이 되니까 또 발표하는 것이냐."

지난 23일 정부가 발표한 아산 신도시 개발에 대해 해당 지역인 충남 아산시 탕정.배방면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1994년 처음으로 신도시 계획이 나온 이후 그동안 여러차례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인 사업 진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역세권개발촉구위 이한욱(아산시의원)간사는 "고속철도 요금을 깎아주고 제3행정타운을 조성하겠다는 내용만 더해졌을 뿐 종래 계획과 달라진 게 없다"며 "선거용 발표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주민 金모(54.탕정면 매곡2리)씨는 "금세 개발할 것처럼 건축제한을 하는 바람에 재산권을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한 지가 10년이 다 돼간다"고 말했다.

신도시 조성계획 마련 과정의 혼선을 들어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대한주택공사는 타산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충남도가 요구하는 천안역 주변 개발지 58만평을 40만평 이하로 축소하려 했으나 이번에 건설교통부가 1백만평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이번 발표가 부동산 투기만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도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개발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올라 크게 움직일 조짐은 없으나 신도시 주변인 아산시 배방면 세교.휴대리와 천안시 신방동 등은 투기 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도시예정 지역 인근 부동산 업소들에는 24일 오전부터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으나 앞으로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매물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아산=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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