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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매립용 모래난 … 부산신항 공사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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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부산 가덕도~진해 용원 해상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신항만 북쪽 컨테인너부두.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 신항만 공사가 매립용 모래 때문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모래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착공이 연기됐다. 모래 채취 허가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통영시는 어민반발 등을 이유로 '불허'를 결정했고, 국방부는 '군사작전 구역'을 들어 협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모래 확보가 계속 차질을 빚을 경우 컨테이너 부두 개장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실태=부산신항만㈜은 지난달 18일 예정했던 민자부두(북컨테이너부두) 1-2단계 착공을 연기했다. 매립용 모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산신항만 관계자는 "공사를 시작하면 매월 60만~70만㎥씩 21개월 동안 1300만㎥의 모래가 공급돼야 한다"며 "모래가 확보되지 않아 착공을 못했다"고 말했다.

국비로 시행하는 남컨테이너 2-2단계 공사도 이달 중 착공 예정이나 모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700만㎥가 필요하다. 신항 배후부지 조성을 맡은 부산도시개발공사는 모래를 제때 확보 못해 2개월간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착공한 다목적 부두 조성에도 60만㎥의 모래가 더 있어야 하는 등 신항만 공를 위해 확보해야 할 모래는 2500만㎥에 이른다.

◆쟁점=부산신항만은 2002년 말부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 남쪽으로 51㎞ 떨어진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바닷모래 2470만㎥을 채취해 민자부두 1-1단계 공사를 해왔다. 당시는 해양수산부의 공유수면 점용허가만으로 채취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공해상의 모래도 골재에 해당된다는 골재채취법 개정으로 허가권이 건설교통부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채취 해역이 군사격 훈련장이어서 국방부의 협의를 거치도록 됐고, 국방부가 안전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국방부는 지난 9월 신항 배후부지 공사를 맡은 부산도시개발공사와 협의 당시 '군 작전지역 내 모래 채취는 더 이상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따라서 부산신항만은 지난 9월 군사 작전 구역서 20㎞ 정도 떨어진 통영시 관리구역(욕지도 남쪽 31㎞)에서 2년간 1300여만㎥를 채취하기로 하고 허가 신청을 했다. 통영시는 어민 반발 등을 이유로 최근 허가를 못한다고 통보했다. 부산신항만은 부산 사하구 남형제도 인근에서 모래를 채취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협의 했지만 어민과 환경단체 반대 등으로 어렵게 됐다. 부산신항만은 욕지도 남쪽 51㎞ 해역에서 모래 채취가 유일한 대안으로 보고 곧 시공회사를 통해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부산항건설사무소도 남쪽 부두 매립용 모래를 부산시 사하구 북형제도 남쪽 EEZ해역서 채취하기 위한 허가 신청을 곧 건설교통부에 낼 계획이다.

◆전망=부산신항만은 당장 채취 허가 신청을 해도 관련 부처 협의 등을 거치려면 1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방부가 작전 지역의 모래 추가 채취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협의 과정에 진통이 예상되면서 허가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부산항건설사무소 관계자는 "2개월 정도의 착공 지연은 작업 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공기를 만회할 수 있으나 더이상 착공 연기는 부두 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신항만 공사는 2008년까지 총 30선석 중 18선석을 개장한다는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자부두(북컨테이너부두)중 3개 선석은 2005년 말 준공 예정이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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