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승 …‘2002 노풍 선거’ 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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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야권단일후보가 대약진했다. ‘노풍’(노무현 바람)이 불던 2002년 대선 때 처럼 막판에 야권 지지표가 몰리면서 선거 판세가 바뀐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선거 참패로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에 큰 짐을 안게 됐다”며 “이미 사업이 진행중인 4대강 살리기는 몰라도 세종시는 추진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민심수습을 위한 개각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2일 오전 11시까지 2006년 지방선거 투표율을 밑돌았다.

그러나 민주당과 야권 지지층이 트위터와 문자메시지 등을 동원해 젊은 층의 투표를 독려하자 오후 1시 이후부터 급증, 지방선거에서 15년 만에 최대 투표율(54.5%)을 기록했다.

3일 오전 2시 현재 중앙선관위 개표결과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중 한나라당은 경기 등 수도권 1곳과 영남권 4곳(부산·대구·울산·경북)등 5곳에서만 앞섰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후보(무소속 포함)가 선두인 지역은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 3곳과 인천·강원·충북 등 6곳에서 당선이 확정됐고,서울·충남·경남 등 9곳에서 앞서가고 있다. 선진당은 대전 한 곳에서 승리했고, 제주는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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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 0.6%포인트차(한명숙 47.4%, 오세훈 46.8%)로 초박빙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천에선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8.1%포인트차로 앞서 있어 당선이 확실시된다. 강원의 민주당 이광재 후보, 충북의 민주당 이시종 후보도 당선이 확정됐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3곳 중 경기에서만 김문수 후보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5.5%포인트 차이로 리드했다.

민주당 안희정 후보(충남)는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1.2%포인트차로, 무소속 김두관 후보(경남)는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3.3%포인트차로 리드하고 있다. 한명숙·이광재·안희정·김두관 후보는 모두 친노계로 분류된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면서 나타난 오만함이나 독선을 국민이 견제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민석·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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