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2 - 화제의 당선자] 몽골서 온 3년차 한국인 … “결혼이민자 돕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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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한 외국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경기도의회에 입성하게 된 이라(33·경기도 성남시·사진)씨는 “결혼이민자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몽골 출신의 이씨는 한나라당 도의원 비례대표 1순위로 공천을 받았다. 그는 2003년 몽골에서 만난 엄모(49·회사원)씨와 결혼해 입국한 뒤 2008년 10월 한국 국적을 얻었다. 한국에 온 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부회장,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여성들의 멘토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자신에게 직접 한국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이씨는 성남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문영도 소장의 권유로 한나라당에 광역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한나라당은 다문화가정을 대표하는 의미가 크다고 보고 그를 비례대표 1순위에 올렸다.

이라씨는 처음 하는 선거운동이었으나 주변의 이주 여성은 물론 시민들의 조언과 격려 덕분에 힘이 났다. 그녀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어요. 이씨는 “투표용지를 받아 든 순간이 2년 전 주민등록증을 처음 받았던 때만큼 기뻤다”며 “진짜 한국사람이 된 걸 실감했다”고 했다. 가족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남편 엄씨는 “내조는 내가 할 테니 당신은 다문화가정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해달라”고 격려했다. 회사원인 딸(23)과 중학생 아들(14)도 “엄마 덕분에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반겼다.

“12만5000명의 결혼이민자들이 모두 제 보좌관이에요.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성남=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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