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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4편 겨울 극장가 '사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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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애니메이션 전쟁이 한판 벌어진다. 미국의 디즈니-픽사.워너브러더스.드림웍스에다가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까지 세계 정상급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총출동했다.

선제 공격은 디즈니-픽사가 맡았다. 미국 시장 전투에서 승리한 '인크레더블'이 전국 200여개 스크린에 15일 동시에 오른다. 이어 24일 워너브러더스의 '폴라 익스프레스'와 지브리 스튜디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대대적인 공세를 취할 예정이다. '슈렉'시리즈로 한국 시장 공략에 성공했던 드림웍스는 다음달 7일 '샤크'를 내세워 수성(守城) 작전에 들어간다.

방학철에 애니메이션 대작들이 극장가를 점령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주요 제작사가 격전을 벌이는 것은 흔치 않다. 잇따라 개봉할 네 작품의 제작비를 모두 합하면 4000억원 이상. 올해 만들어진 한국 영화들의 제작비를 모두 합한 금액의 서너 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목소리 연기 또한 세계적 스타가 맡았다.

◆ 인크레더블=지난달 미국에서 개봉해 2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고, 한 달 만에 2억달러(약 2100억원)어치의 표가 팔렸다. 초능력자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정부 방침에 따라 평범한 가장으로 숨어 살다 다시 한번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는 이야기. 배 나온 아저씨가 된 '인크레더블'과 역시 초능력자인 그의 부인, 자녀의 캐릭터가 매력 만점이다. 캐릭터나 배경이 철저히 미국풍이라는 점이 국내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폴라 익스프레스=특급 열차를 타고 산타클로스를 찾아가는 어린이들이 주인공. 미국에서는 '인크레더블'에 흥행 면에서 뒤졌지만 국내에서는 개봉 시기가 성탄절 직전이라 유리한 면이 있다. 톰 행크스가 특급 열차 승무원 등 1인 5역을 맡고, '퍼포먼스 캡처'라는 신기술로 배우들의 표정과 동작을 컴퓨터 그래픽에 담아내 제작 때부터 화제가 됐다. 네 작품 중 가장 많은 제작비(1억6500만달러)가 투입됐다.

◆ 하울의 움직이는 성=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게가 실리는 작품. 지난달 20일 일본에서 개봉, 2주 만에 4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세운 일본의 영화.애니메이션 흥행 기록(2300만명)을 깰 것으로 전망된다. 마법에 걸려 90세 할머니가 된 18세 소녀 소피가 마법사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펼치는 모험을 미야자키 감독 특유의 친근감 있고 신비로운 그림에 담았다.

◆ 샤크=폭력조직인 상어떼와 작은 물고기들의 싸움과 화해를 줄거리로 한 코미디. 할리우드 코미디 액션 영화를 바닷속 배경의 애니메이션으로 바꾼 일종의 패러디극이다. 윌 스미스.로버트 드니로.르네 젤위거.안젤리나 졸리 등이 목소리로 출연,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인기인이 부와 명예를 누리는 현실을 풍자한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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