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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여성복 패션 키워드는 '보헤미안 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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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올 봄과 여름 패션의 키워드는 보헤미안 룩.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떠도는 집시를 연상시키는 패션이다. 지난 가을 밀라노.파리 컬렉션뿐 아니라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의 옷에서도 이전에 비해 더 대담하고 자유로운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들을 발견할 수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서정미 수석 연구원은 "최근의 패션 경향은 1970년대 히피 스타일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9.11테러와 미국-아프가니스탄 간 전쟁 무드, 그리고 이에 대한 반전의식 등이 70년대 상황과 비슷하며 거기에 경제 불황이라는 점까지 닮아 있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또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현대인들의 고단함이 패션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다시 등장한 보헤미안 룩은 70년대 보헤미안 룩과는 조금 다르다. 히피풍의 보헤미안 룩에 고급스러움이 더해졌다.

전문가들은 2002년식 보헤미안 룩에는 보보스(Bobos, 부르조아+보헤미안의 합성어)의 영향이 크다고 진단한다. 즉 사회적 지위와 부를 가진 부르조아이면서 동시에 보헤미안적 자유인의 기질을 지닌 신귀족층 보보스의 스타일이 최근 패션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

이 보헤미안 룩은 올 봄 한국의 거리에서 여성적이고 로맨틱한 스타일로 재현될 듯하다.

가장 대표적인 올 봄.여름의 유행 스타일은 프릴과 꽃무늬. 프릴과 꽃무늬를 응용한 원피스나 블라우스는 따뜻한 봄의 거리를 더욱 화려하게 수놓을 것으로 보인다. 소재에서는 하늘거리고 비치는 듯한 재료들이 주목된다.

박 실장은 "굵은 주름으로 풍성한 스타일의 치마나 리본.구슬.자수로 장식된 자켓과 바지,퍼프 형태의 귀여운 소매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처럼 블랙을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올 봄에는 조금 당황할 지도 모른다.

'예츠'디자인실 이금복 실장은 "지난해 상하의 모두 검정색으로 입는 '올 블랙 패션'이 유행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상하의 모두 흰색으로 입는 '올 화이트 패션'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폭 넓은 사랑을 받아온 노랑.분홍.연두.하늘색 등 파스텔 톤의 옷 색깔에도 흰색이 가미돼 파우더를 뿌린 듯한 부드러운 느낌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각 패션업체들이 꼽는 올 봄.여름의 전략 상품들은 흰색의 바지.스커트 정장이다. 단순한 흰색의 정장이라 할지라도 크림색.아이보리색.창백한 흰색 등 흰색 계통의 다양한 색상이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은 그리 좁지 않다.

또 레이스나 러플로 장식된 흰색 원피스를 이용해 청순하고 사랑스런 여성미를 부각시킬 수도 있다.

박혜민 기자

*** 남성복도 보다 밝고 경쾌하게

여성복에 비해 디자인의 파격이 어려운 남성복이지만 2002년의 패션 흐름을 비켜갈 수는 없다.

남성복도 흰색의 유행이 예상되고 자유로운 보헤미안 스타일의 옷 입기까지 최신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패션정보회사 '퍼스트 뷰 코리아'의 패션 에디터 이현주씨는 "딱딱한 정장이라 할 지라도 소품을 이용해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양복 바지 대신 청바지를, 와이셔츠 대신 티셔츠를 입어서 파격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회색과 감색으로 대표되는 남성 정장에 올해는 과감한 줄무늬가 등장했다. 이전의 보일 듯 말 듯한 줄무늬가 아니라 선명한 줄무늬다. 또 민속풍의 페이즐리 무늬, 물방울 무늬의 정장도 눈에 띈다.

반면 소재는 더욱 고급스러워지고 있다. 제일모직의 양희준씨는 "120수 정도가 많던 신사 정장에서 150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한다.

남성 캐주얼의 변화는 더욱 급격하다. 일명 꽃미남의 등장은 남성 캐주얼의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남성들에게 낯선 7부나 9부 바지 정장까지 등장했다. 또 일부 남성용 바지는 옆선을 고무줄로 처리해서 허리 둘레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했다. 색상의 화려함과 경쾌함은 여성복 못지 않다.

가장 눈에 띄는 색상은 역시 흰색이다. LG패션의 서영주 대리는 "올 봄과 여름에는 산뜻한 흰색이나 아이보리색,배추색,하늘색 등의 밝은 색상이 남성복에도 많이 응용됐다"며 "이제 남성복이라고 해서 어둡고 무거운 색상만 고집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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