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설 검찰' 인사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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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승남(愼承男)전 검찰총장 후임자 인선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오홍근 대변인은 16일 오후 "곧 후임 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으나 누구인지는 막판까지 보안에 부쳤다. 청와대는 이명재(李明載)전 서울고검장 낙점한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총장이 임명되면 검찰 후속 인사가 매우 큰 폭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 총장 선임=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흐트러진 검찰 조직을 이른 시일 내에 추스릴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는 데다 임기말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신임 총장 결정에 매우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당초 신임 총장 후보로 경북 안동 출신의 김경한(金慶漢.사시 11회) 서울고검장과 전남 광양 출신인 김승규(金昇圭.사시 12회) 법무차관 등을 놓고 인선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남 출신의 金차관을 신임 총장으로 임명할 경우 金대통령이 지난 14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힌 인사 탕평책 취지에 벗어났다는 야당과 여론의 비판이 우려되면서 金고검장이 차기 총장후보로 유력하게 거명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金고검장은 검찰 내 TK 인맥의 대부격이라는 점과 과거 정권에서 공안수사를 주로 맡아 참신성이 약하다는 점이 차기 총장 낙점을 주저하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청와대와 검찰측은 金고검장과 같은 사시 11회 출신으로 현 정부 초기 대검 중수부장으로 있으면서 사정(司正)수사를 총괄해 온 경북 영주 출신인 이명재 전 서울고검장을 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李전고검장은 지난해 5월 愼전총장 체제가 출범하자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며 자진 사퇴했으며 검찰 내 선.후배들의 신망도 두텁다.

李전고검장은 "떠난 사람이 다시 복귀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막판까지 고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물갈이 인사 불가피=총장 교체와 특별수사검찰청 신설, 분위기 쇄신 등의 요인으로 대폭적인 후속 인사가 예상된다. 이를 통한 검찰 내 인적쇄신과 이에 따른 역학구도의 변화도 주목거리다.

金대통령이 지난 15일 "검찰이 잘 해주지 못해 정부가 큰 피해를 본 측면이 있다"며 검찰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볼 때 서울검사장을 비롯해 대검중수부장.공안부장.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의 인적 구성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또 고검장급이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특별수사검찰청장에 누가 임명될지 여부도 큰 관심거리다.

박재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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