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닭찜, 한방오리탕, 새뱅이찌개….
웬만한 한식당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음식이 ‘구내식당’에 등장했다. 급식업체인 CJ프레시웨이가 올 3월부터 일부 급식장에서 ‘디미방(知味方·조선 후기 한식 조리서)’이란 이름을 붙인 전통 한식 메뉴 20종을 선보인 것이다. 궁중요리(궁중닭찜·맥적구이), 사찰음식(당귀잎장떡·새송이장아찌), 약선요리(한방오리탕), 향토음식(새뱅이찌개) 등이 주 메뉴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과 목동 자생한방병원 구내식당 등에서 맛볼 수 있다. 한아리 자생한방병원 영양사는 “민물새우의 한 종류인 ‘새뱅이’로 만든 찌개는 충청도의 향토 음식”이라며 “병원을 찾는 손님 중에 시원한 국물맛을 좋아하는 어르신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선보인 메뉴”라고 소개했다.
서울 연세대 학생식당은 한식·중식·양식·베이커리 등 10개 코너가 마련돼 인기를 끈다.
서울 신촌동 연세대 학생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불닭 도시락’ 메뉴. [아워홈 제공]
◆점포별로 특화한 메뉴=점포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보인 메뉴도 눈에 띈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경기도 분당 차병원점은 ‘산모식’을 제공한다. 신 음식, 찬 음식 등 산후풍이 올 수 있는 식단을 뺐다. 모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운 반찬도 없다. 대신 섭취해야 할 영양분이 많은 산모를 위해 한 번에 일곱 가지 이상의 반찬을 낸다.
하루에만 직장인 4만7000명이 이용하는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구내식당(에버랜드에서 운영) 5곳에는 ‘봉지식사’란 애칭이 붙은 테이크아웃 메뉴가 있다. 종이 봉투 안에 김밥과 샐러드, 과일·주스 등을 담았다.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고 출근한 직장인을 위해 내놓은 아이디어다. 부산시 초량동 등 사무실이 밀집한 곳의 점포에서는 ‘찾아가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벤트에 당첨된 회사의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다과를 제공한다.
서울 구로동 ‘오렌지 스푼’ 매장 한편에 마련한 세미나실에서 인근 회사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인테리어로 바꾼 후 하루 식사 인원이 지난해 12월 750명에서 지난달 1100명으로 약 40%나 늘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가산동에 2호점을 냈다. 이 회사 이정훈 푸드서비스본부장은 “맛과 서비스가 뛰어난 직원 식당이란 입소문을 타면 옆 건물 직원들도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끈다”며 “끊임없이 메뉴·서비스를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