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특별구] 테헤란 밸리는 성공의 상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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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벤처기업 I사는 최근 테헤란밸리에 있는 사무실을 목동이나 분당으로 옮기려고 했다가 계획을 백지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강남을 떠나면 '한 물 간 업체'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며 직원들이 극력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벤처 거품이 걷히면서 한동안 '탈(脫)강남' 바람이 불었지만 아직도 벤처기업들에는 테헤란밸리 사무실이 '성공의 상징'으로 남아 았다. 이 때문에 값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강남에 사무실을 얻으려는 기업들이 줄을 서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서울지역 벤처기업(5천3백45개) 중 절반이 강남구(33%)와 서초구(17%)에 몰려 있다.

본사를 강남으로 옮기는 금융기관도 늘고 있다. 동부화재.생명은 강북 도심에 있는 본사를 오는 21일 대치동으로 이전한다.

고급 주거지와 오피스가 확산되면서 강남 상권도 점차 다각화하는 추세다. 특히 도곡동에 들어서는 대규모 초고층 주거단지가 강남 상권 판도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3만3천평 규모의 대지에 우성캐릭터(31층).대림 아크로빌(48층)이 1998년 들어선데 이어 올해부터 55~69층의 삼성타워팰리스Ⅰ,Ⅱ,Ⅲ가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모두 3천36세대가 분양된 삼성타워팰리스는 대부분의 입주예정자들이 의료계.법조계 등 전문직 고소득층이다.

대치동과 도곡동에 부는 붐은 강남의 변방에 속하는 양재동 일대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상권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원 컨설팅의 원창희 대표는 "대치동과 도곡동의 경우 고소득층이 밀집한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강남상권의 판도변화를 몰고올 태풍의 핵으로 꼽힌다"며 "중장기적으로 인근의 양재동 권역에까지 상권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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