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달동네 박물관 건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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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인천시 동구 송현동 수도국산에 달동네 박물관이 건립된다.

수도국산은 송현동 44 일대로 우리나라 달동네의 효시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대단위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동구는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수도국산 달동네에 오는 7월부터 13억5천만원을 들여 2백40평 규모의 박물관 건립공사에 들어간다.개관 예정일은 내년 2월말.

◇ 달동네 유래.박물관 건립 배경=수도국산 달동네는 지난 1900년대 초 서민들이 모여들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한국 전쟁 당시에는 북에서 피란온 실향민들의 정착지이기도 했으며 60~70년대엔 충청.전라도에서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사람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2천여가구의 달동네로 정착했다.

지난 99년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당시 현지 주민과 인천동구발전포럼이 달동네의 발자취를 남겨놓자는 의견을 강력하게 제시해 구가 박물관 건립을 추진키로했다.

이곳이 수도국산으로 불리게 된 것은 1906년 노량진에서 끌어온 물을 저장하는 수도국(현재의 상수도사업본부)이 생기면서부터. 이곳에는 현재 2천7백11세대를 수용하는 아파트 공사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 주요시설=박물관에는 주전시실(50평).기획전시실(40평).수장고(20평) 등이 들어선다.

주전시실에는 낡은 판잣집과 빛 바랜 간판을 단 상점.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등 정감어린 거리모습이 영화촬영 세트장처럼 축소 재현된다.

◇ 전시품=구는 전시품 확보를 위해 99년부터 문화공보실 직원들을 주축으로 직접 철거현장을 뒤지거나 지역주민들의 기증을 받아 소장가치가 높은 물품 96점을 확보했다.

50여년 전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번이 적힌 목판 문패에서부터 보안등 표지판과 붓글씨로 운치를 살린 문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수도국산 주민이자 중견 한국화가인 정석원(49)씨의 '동네'와 '청소차' 등 과거 수도국산의 풍경을 담은 그림도 선보일 계획이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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