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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22개사 마무리 목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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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금융당국이 1998년 도입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에도 계속 워크아웃을 추진할 기업은 22개다. 이 중 일부는 매각논의가 활발하고, 상반기에 워크아웃을 졸업할 기업도 여러개 있다.

◇ 비교적 순조로운 워크아웃=매각 대상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새한 구미공장이다.

금감원과 채권단에 따르면 한.일 합작기업인 도레이새한과 국내의 삼성석유화학.휴비스 등이 입질하고 있다. 제지업체인 세풍은 미국 최대 신문용지 생산업체 보워터와 협상 중이다.

채권은행인 조흥은행 관계자는 "보워터와는 지난해 1월 인원 감축 문제 등으로 협상이 깨졌으나 다시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다른 기업들의 의향도 접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선알미늄은 주방용품 등 알루미늄 가공 사업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미국 알코아 등과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호제지의 공장 두 곳도 동종업계 기업들에 의한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신동방.대우건설.대우인터내셔널 3개사는 상반기 안에 자율추진이 결의될 예정. 자율추진은 재무구조가 좋아져 채권단이 경영상의 자율권을 인정한 상태다. 워크아웃 졸업 직전 단계로서 '고3 말년'께에 해당한다.

오리온전기는 이달 중 CRV(기업구조조정 회사)가 설립된다. 이미 노조 동의도 마쳤다. 대우캐피탈 역시 CRV 설립을 위한 실사를 끝냈다. 기업 분할된 고합의 화섬사업부문도 최근 국내외 업체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 경기 호전 기미로 매각에 난색도=하지만 매각 대상 기업들의 처리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대우차만을 인수하겠다고 선언, 공중에 떠버렸다.

현재 매각 자문사인 삼정KPMG가 인수자를 물색 중인 상태. 채권단인 조흥은행의 김석영 차장은 "세계의 자동차메이커 15곳 이상에 매각 소개서를 곧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기가 좋아질 기미를 보이면서 오히려 매각에 난색을 표명하는 기업도 있다고 금감원은 소개했다. 새한이 그 경우.

워크아웃 약정대로라면 매각해야 하지만 새한측은 주 수익원인 구미공장을 파는 것이 회사의 재기에 악재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새한 김영태 회장은 산업은행 총재를 지냈으며 산업은행은 새한의 채권은행이다.

대우자동차판매는 GM이 대우차와 본계약을 할 때 함께 인수대상에 포함할지가 관심이다.

◇ 높은 성공률, 엇갈리는 평가=그동안 워크아웃에 편입된 기업은 1백8개. 회생이 불가능해 워크아웃에서 탈락했거나 중단된 22개 기업을 제외하면 86개다. 이 중 워크아웃이 성공을 거둔 기업은 자율추진 기업을 포함, 47개사다. 성공률이 50%를 넘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강동수 연구위원은 "워크아웃 기업 중 3분의 1은 신용위험이 감소했고, 나머지도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아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 경영학과 최도성 교수는 "제도 자체는 장점이 많지만 워크아웃 신청에서 졸업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도 적잖은 문제를 낳았다"고 말했다.

정선구.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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