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 "다른 은행 금리공격 값싼 대출로 대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국내 최대 은행으로 재탄생한 국민은행의 김정태 행장과 국내 유일의 외국인 은행장인 제일은행의 로버트 코헨 행장이 7일 '자기 목소리'를 냈다.

김행장은 '저금리 기조'유지 방침을 분명히 했고,코헨 행장은 공적자금 논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여러 은행이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金행장은 특히 "예금 금리를 올리지 않을 참인데,다른 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리면 우리는 대출 금리를 더 내릴 여유가 생긴다"고 엄포를 놓았다.

다른 은행이 예금을 유치해 덩치를 키우려 할 때 값싼 대출로 다른 은행의 알짜 단골을 끌어 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가만히 있어도 다른 은행들이 스스로 마진폭을 줄여 우리가 더 큰 이익을 내게 한다"고 덧붙였다.

金행장은 "저금리로 가려는 것은 우리 경제를 위해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은행들은 거대 국민은행의 '금리 공격'이 예고된 것이라며 긴장했다.

국민은행은 또 지방 중소 도시에 있는 중복 점포를 통합하는 한편 올해 안에 국제입찰을 통해 자동화기기 수천대를 사들여 전국에 배치할 계획이다. 외국 금융기관과 제휴해 PB(프라이빗뱅킹)사업도 시작할 방침. 이 분야의 강자인 하나.씨티은행과 한판 겨룰 작정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에는 틈새시장이 없기 때문에 은행 합병으로 서너개 선도은행이 나오고 여기에 작은 은행이 붙게 될 것"이라며 "신한.한미.하나 등이 다 합쳐도 국민은행에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달 말부터 옛 주택은행의 대주주인 네덜란드의 금융보험그룹 ING와 추가 투자 협상을 벌인다. ING가 국민은행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면 추가 투자를 해 현재 4%인 지분을 8.0~9.9%까지 높여야 한다.

허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