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경기도 화성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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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27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의 도로변에서 피켓을 흔드는 선거운동원 사이로 파란색 점퍼를 입은 한나라당 이태섭(67) 화성시장 후보가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 이태섭입니다”를 외쳤다. 그는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30여 년간의 공직 경험만이 변화하는 화성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 아침부터 화성시 곳곳을 누비느라 피로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며칠 전에는 과로를 이기지 못해 병원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현장에 나섰다. 시민 한정규(60)씨는 “구관이 명관이라고 아무래도 군수와 시의장을 지낸 이 후보가 적임자 아니겠느냐”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같은 시각 민주당 채인석(47) 후보는 송산면 사강시장을 방문했다. 주부 김성미(43)씨는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 열정적으로 일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채 후보는 이날 보수 성향이 짙은 화성 서부권을 돌며 “젊은이다운 패기로 어르신과 엄마, 자녀들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지지를 부탁했다. 그는 “화성의 변화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생각해보면 답은 채인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화성시장 선거가 신·구, 동·서 대결 구도로 모아지고 있다. 경륜을 내세운 이 후보와 ‘젊은 힘’을 앞세운 채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30대 정치 신인 홍성규(35) 민노당 후보와 박지영(36) 국민참여당 후보가 이들을 뒤쫓고 있다. 지역 언론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와 박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10%에 가깝다. 채 후보가 두 사람과의 후보 단일화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이 후보는 서부의 매송면 출신이다. 화성군수를 거쳤고 현재 화성시의회 의장이다. 풍부한 행정 경험이 강점이다. 반면 채 후보는 상대적으로 도시화된 동부권 토박이다. 이 지역에는 동탄신도시와 병점을 중심으로 화성시 유권자의 50% 이상이 살고 있다. 채 후보는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이 지역에서 표를 기대하고 있다.

화성시는 동·서 간 개발 격차가 크다. 동부권은 교육·문화·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고, 서부권은 농·어업, 관광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후보는 동서고속도로, 신분당선 연장 등으로 단절된 생활권을 연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채 후보는 보육·복지는 동부권에 집중하고, 서부권은 농업 경쟁력 강화, 산업·관광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홍 후보는 출퇴근 정체 해소와 동서 간 교통 단절 현상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친환경 노면전차 도입과 유기농 체험단지 조성을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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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유길용·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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